한국은 의외로 수소전기차 강국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시판형 수소전기차인 투싼 FCEV를 출시했으며, 현재는 넥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 외에도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FCEV(국내 미판매)와 시내저상버스인 일렉시티 FCEV를 출시하고 해외 수출까지 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 국내는 순수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전기차 공급을 늘리기 위해 3천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판매량도 나름 나쁘지 않은 편인데, 작년 한 해 동안 5,786대를 공급했다. 하지만 넥쏘 차주들은 부족한 인프라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하며,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보급에만 집중하고 인프라는 부족한 국내 수소전기차 현실에 대해 다뤄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따라서 소비자들의 구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조금 정책을 시행 중이다. 넥쏘의 국고 보조금은 2,250만 원이며, 지방비 보조금은 지자체에 따라 900~1,500만 원이다. 즉 지역에 따라 최소 3,150만 원에서 3,75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작년에는 넥쏘가 5,786대 판매되었다. 정부는 올해 수소전기차 1만 5천 대 구매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전기차 지원 예산을 2,393억 원에서 3,655억 원으로 52%가량 증액했다.
전국적으로 충전소가
많이 부족하다
순수 전기차 충전소는 전국적으로 수만 개의 충전기가 배치되어 있으며, 지금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물론 운행 중인 전기차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지만 충전소 찾기가 어려운 편은 아니다. 공공기관이나 대형마트, 일부 주차장 등에 많이 설치되어 있으며, 요즘에는 아파트 주차장에도 충전기가 많아져 귀가 후 집에서 쉬는 동안 차를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수소충전소가 전국적으로 50여 개 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 50여 개다.
수소 충전에
애로사항이 많은 차주들
충전소가 부족하다 보니 차주들은 충전하는데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춘천에 사는 A씨는 보조금을 지급받아 넥쏘를 구입했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으며, 넥쏘 구입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한다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충전소가 너무 멀어 충전하기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는 춘천에 충전소가 완공되었지만 그전에는 가장 가까운 충전소가 강원도 내가 아닌 경기도 하남에 위치해 있었다. 왕복 158km 거리라고 한다. 전체 주행거리의 약 40%가량을 충전소 오가는데 사용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도착한다고 해서 바로 충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왕복 시간, 대기시간 합하면 반나절을 충전하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충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충전소가 적다 보니 충전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경북은 수소충전소가 단 한 곳, 성주군에 위치해 있는데, 그마저도 고속도로 휴게소(성주휴게소 양평방향)에 위치해 있다. 특히 안동의 경우 경북 북부지방의 중심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충전하려면 충주나 제천, 대구까지 가야 한다.
경남 서부지방 역시 충전 여건이 좋지 않다. 진주 주변 도시에서 충전을 위해서는 함안휴게소나 여수로 가야 하며, 거창 주변 도시의 경우 대구나 전주까지 가야 한다. 전남 서남부 지방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에서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광주까지 이동해야 한다. 강원도는 춘천과 삼척 2곳뿐인데다 산악지대가 많아 충전하러 가기 매우 어렵다. 그 외에도 여러 지역에 충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충전소가 있는 지역이라도
접근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
충전소가 위치해 있는 지역이라도 접근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충전소가 위치해 있는 곳을 지도로 살펴보면 대체로 주변에 주거 단지가 없는 편이다. 폭발 위험성 때문에 님비시설로 분류되는 탓에 주거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주변에 수소충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총 4곳의 충전소가 위치해 있는데, 여의도를 제외한 상암, 양재, 강동 모두 서울 외곽에 가깝다. 부산은 2곳뿐인데, 하나는 창원과 거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사상에 위치해 있지만 버스 차고지이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가 충전하기에는 불편하다. 대표적인 대도시도 사정이 이런데, 나머지 지역들은 말할 것도 없다.
수소충전소 구축도
쉽지 않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수소충전소를 새로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주민 반대도 있지만 설비가 아직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구축 비용이 매우 비싸고, 고장이 발생했을 때 수리 비용이 많이 들고 수리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렇다 보니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더라도 적자가 심해 신규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 대비 실적이 42%에 불과한 편이다.
수소차 보급에만 신경쓸 것이 아닌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수소전기차의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 세금을 적체 적소에 활용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보급에만 힘쓰고 있고, 충전소 건립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심지어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자체 수소충전소 설치 인허가를 기초지자체에서 광역, 충전소 구축 담당 부처로 한시 상향하는 방안과 충전소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현합회는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설립 승인 시 지차체와 협의 기간을 1주일 내로 설정할 것과 민간이 투자하는 충전소의 구축비 지원을 70%로 늘리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한 전문가는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수요는 충전 편의성과 충전비용 등도 중요한데 현재 충전소 위치가 운전자들이 찾기엔 불편하고 수소 충전 가격도 휘발유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라며 “일단 관건은 수소충전소 확충 여부며, 수소충전소가 빨리 확보돼야 정부 뜻대로 수소차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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