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거거익선”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크면 클수록 좋다‘라는 뜻을 가진 거거익선은, 주로 큰 화면이 선호되는 전자제품에 많이 쓰이는 말이다. 비단 전자제품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시장에도 “거거익선” 트렌드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최근 수입차 시장에선 초대형 SUV들의 출시를 예고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네시스에서도 전에 없던 크기의 대형 SUV를 출시할 거란 소식이 들려온다. 그런데, 제네시스에서 출시되는 신차 때문에 벤츠도 함께 난리가 났다고 한다.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는 GV90와 GLS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사진=오토헤럴드)

신차명을 추가했는데
GV90e가 보인다
난데없이 왜 GV90이 출시된다는 얘기가 나온 걸까? 제네시스 GV90이 자동차 시장의 이슈가 된 배경을 살펴보자. 최근 제네시스는 신규 6종의 신차명을 추가했다. 현대차가 새롭게 등록 신청한 차명은 G70e, G80e, G90e 그리고 GV70e, GV80e, GV90e 등이다.

SUV가 워낙 인기이다 보니 GV70e, GV80e, GV90e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뜨겁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전에 보지 못했던 모델명, GV90e이 눈에 띈다. 모델명만 봐도 GV80보다 클 것 같고, 국민 회장님 차, G90의 특징을 닮아있을 것 같아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SUV 인기
현대차는 왜 더 큰 차를 출시하려는 걸까? 높은 확률로 SUV의 인기 덕분일 것이다. 지난해 국산차 업계는 전년 대비 약 4.8% 증가한 160만 7,000여 대를 판매했다. 이중 SUV 및 RV 판매량은 68만여 대로, 2019년보다 무려 13.6%나 늘었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여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SUV 고급화의 신호탄을 쏜 것은 다름 아닌 GV80이었다. GV80은 지난해 총 3만 4,217대 판매됐으며제네시스의 첫 SUV인 덕분에 소비자의 관심을 독차지했던 전력이 있다.

만약 GV90이 나오면
어떤 스펙으로 나올까?
미리 말하자면, 아쉽게도 정확한 정보가 나온 것은 없다. GV90은 그 모델명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GV80보다 큰 SUV가 될 것이다. 따라서 5인승 모델인 GV80과 달리 3열 7인승 대형 럭셔리 SUV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패밀리룩을 따라간다면 GV80과 닮아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V90은 90이라는 모델명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플래그십 SUV가 될 것이다. 제네시스는 아직 GV90에 대한 정확한 출시 계획을 언급한 바는 없지만, “GV90의 출시에 기술적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플래그십 세단 G90의 플랫폼은 G80에 적용된 플랫폼의 확장형 개념에 속하는 데다, 이에 적용될 수 있는 충분한 파워트레인 구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 차급에서
경쟁자를 찾자면…
수입차와 국산차 구매를 두고 “소비층이 다른데 어떻게 비교가 되냐”라고 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확실히 국내에서만큼은 제네시스와 타 수입차 브랜드들은 서로에게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

실제로 G80을 E클래스나 5시리즈와 비교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GV80을 사려다가 XC90이나 BMW 6GT로 계획을 바꾸는 소비자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만약 GV90도 출시된다면 필시 수입차 동급 모델과 비교될 것이다. 벤츠, BMW 등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벤츠 GLS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SUV 계의 S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GLS
3세대 GLS는 2019년 뉴욕 오토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GLS는 평소 뭇 소비자들 사이에서 “SUV 세그먼트의 S 클래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GLS가 벤츠의 최신 기술과 최고급 패키징이 아낌없이 투입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대형 SUV답게 넉넉한 실내공간이 특징인데, 특히 신형 GLS는 87mm 더 넓어진 2열 무릎 공간을 통해 한층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게 특장점이다. 덕분에 7개의 모든 좌석에서 안락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GV90이 출시된다면?
1. GLS 자리를 빼앗을 수도
제네시스가 나타나기 전까진 국산차 시장에 수입차 모델을 대적할 만한 차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그 판도가 뒤바뀌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는 제네시스와 벤츠를 두고 어떤 브랜드를 택할지 고민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네시스는 수입차를 겨냥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주로 경쟁 상대로 꼽히는 브랜드가 바로 벤츠다. 이에 일부 소비자는 “제네시스에는 GLS에 대응할 만한 고급 대형 SUV가 없으니까, GLS의 자리를 꿰차기 위해 출시한 건 아닐까?”라는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물론 외국 시장에선 당연히 벤츠가 판매량 우위를 점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그럴까? 국내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자. GLS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뜩이나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 높은 가격대 때문인지 실제로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60대였고 11월에는 고작 26대를 팔았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판매량이 저조하다기보다는 찾는 고객들은 많은데 전 세계적으로 워낙 인기 모델이다 보니 아직 국내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에서 GLS에 대적할 만한 대형 SUV가 출시된다면 어떨까? 얼마 없는 이 수요마저 빼앗아 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GV90이 출시된다면?
2. 또 다른 결함이 나올 수도
GV80의 형제 모델이자 G90의 SUV 버전으로 불릴, GV90에 결함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두 모델을 닮았다는 소식에 앞선 모델들의 결함 이슈가 또다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GV80은 디젤 엔진 떨림 현상으로 출고 중단과 방전, 변속 불량 등 다양한 품질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결함 이슈를 모두 합하면 무려 총 10번 이상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G90에도 결함 문제가 있었다. G90은 ECU 관련 리콜 조치를 시행한 전력이 있다. 리콜 내용을 살펴보면 ECU 누설 검사 장비의 밸브 조립 불량으로, 기밀 문제가 있는 ECU를 검출하지 못해 내부 수분이 유입되어 시동 불가 및 주행 중 시동 꺼짐이 발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됐다.

“기대된다”
“있는 차부터 똑바로”
GV90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꽤 첨예하게 갈렸다. 일각에선 “기대된다”, “도대체 얼마나 클까?”라며 GV90의 자세한 출시 소식과 실물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몇몇 소비자는 “지금 있는 차나 똑바로 만들고 신차 출시해라”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항간에선 “비슷한 돈 주면 나는 벤츠살 것 같은데”, “가격은 얼마를 부르려나 무섭다”라며 가격에 대한 불만과 경쟁 모델에 대한 언급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제네시스랑 벤츠는 엮지 말아라”라며 벤츠와 비교했을 때 제네시스가 기본기와 브랜드 명성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쉽게도 GV90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모든 것이 대부분 추측일 뿐이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콘텐츠는 하나의 라면 논평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요즘엔 뭐든 크면 클수록 잘 팔린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도 이런 시장의 흐름을 보고 대형 SUV 출시를 계획해 신차명을 등록한 게 아닐까?

사실 앞서 잠깐 살펴봤듯이, 아무리 제네시스가 벤츠를 겨냥한다고 주장해도 콧방귀를 뀌는 소비자가 많다. “같은 돈이면 벤츠를 산다”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벤츠라는 단단한 벽을 깨기 위해선 GV90이 만반의 준비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 디자인, 첨단 기술 모든 면에서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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