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 불가할 수도” 한국에서만 이상하게 보도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사고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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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자녀가 갑자기 만 점짜리 시험지를 집에 들고 들어온다면,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수한 성적을 칭찬하면서도, 혹시 컨닝 같은 부정행위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가질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안전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네시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이 딱 이러하다.

최근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더불어 사고 차량이 GV80이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에선 GV80이 타이거 우즈의 목숨을 구했다며 대대적인 보도에 나섰는데,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왜인지 곱지 않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타이거 우즈 GV80 교통사고와 국내 보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도로 밖으로 튕길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한 타이거 우즈
지난 24일,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해당 사고로 인해 두 무릎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선수 생활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차량은 도로 중앙선을 넘어 두 차선 이상 가로지른 후 연석과 나무에 연쇄 충돌했다고 한다.

충격으로 인해 튕겨나간 차량은 6m 아래의 언덕으로 떨어졌고, 사고 지점에서 30야드나 떨어진 곳까지 튕겨진 후에야 겨우 멈춰 섰다고 한다. 사고로 인해 심하게 파손된 차량의 사진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말해주는 듯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아직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6일, 의식을 회복한 타이거 우즈는 CNN 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했으며,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 더불어 현지 수사당국은 약물 복용이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 “형사 범죄의 혐의 증거는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이 직접 “사고 당시 정신이 맑았으며, 술 냄새가 나지 않았다”라고 전하며 과거 수차례 음주운전 전력을 토대로 세간에 일고 있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더불어, 사고 발생 지점이 지난 1월 이후 13차례나 사고가 이어졌던 내리막 곡선 구간이었던 점을 토대로 과속이나 부주의 운전의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V80 안전성 관련 기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 타이거 우즈가 탑승한 사고 차량이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는 앞선 ‘2021 제네시스 인비테이널’ 경기 이후 LA에 머무는 동안 현대차로부터 해당 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내 언론을 중심으로 GV80의 안전성에 대한 보도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보도에 따르면, GV80에 부착된 10개의 에어백과 첨단 편의, 안전 사양 덕분에 심각한 사고에도 실내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셀럽들의 사고 소식에
안전성이 대두되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니지만…
사실, 유명 인사의 차량 사고 소식 이후 차량 안전성에 관한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현상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과거 방송인 박지윤과 KBS 최동석 아나운서가 탑승한 볼보의 XC90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볼보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보도가 줄을 이뤘던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 GV80 안전성 보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볼보 안전성 기사와는 사뭇 다르다. 제대로 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에 대한 기사가 줄을 이루는 상황에 대해 “언론을 이용한 홍보”라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차량이 출시 이후 꾸준히 결함 소식을 전해왔던 만큼, 이번 사고에 있어서도 차량 결함이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국내외 매체가 우수한 안전성의 근거로 언급하고 있는 GV80 에어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10개의 에어백이 장착된 위치엔 운전석 무릎 부근이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정강이와 무릎 부근의 뼈가 돌출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CNN)

GV80 안전성에 대한
보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편, 현지에서도 타이거 우즈가 탑승했던 GV80 관련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CNN은 직접적으로 안전 기능과 안전벨트가 타이거 우즈의 생명을 구했다고 보도했으며, 사건 담당 경찰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차량이 타이거 우즈를 살렸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중점적으로 보도되는 내용은, 사고 원인과 타이거 우즈의 선수 생활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GV80 안전성 기사에 네티즌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한 원인이 보도되기 이전부터 안전성에 대한 기사가 줄을 이루는 상황에 대한 반감 때문으로 보인다.

기업의 언론 플레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일 것
최근엔 특히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이뤄지는 보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불과 몇 주 전엔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애플과 현대차가 협업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되어 관련 업계의 주가가 요동치는 일이 있었다. 며칠 전에는 올해 초 재점화된 코나 EV 2차 리콜 관련 보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량 교체”라는 언론의 보도와 실제 리콜 범위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언론으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과도하게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명확한 사실 관계없이 GV80의 안전성에 대한 보도가 줄을 이루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 맥락적 이유에서이다.

원인 규명이 이뤄진 이후에
안전성을 이야기해야
앞뒤가 맞는다는 반응이다
실제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먼저 명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이전부터 안전성 관련 기사가 줄을 잇는 상황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무슨 엉뚱한 소리냐, 사고 원인이 뭔지부터 밝혀야지 사람이 안 죽었다고 차가 좋은 거냐?”, “이걸 이렇게 실드 칠 수 있구나”, “역시 언론을 이용한 이미지 홍보에 능통한 모습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내수 차별 의혹에 대한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외국에 수출하는 차량은 아주 튼튼한 모양이다”, “아무렴 출시 때부터 꾸준히 결함 소식 전하던 국내용 차량과는 결이 다르겠지”, “내수용이었어도 과연 에어백 터졌을까?” 등, 차량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네티즌들의 부정적 반응은
현대차에 대한
인식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해당 사건과 네티즌의 반응을 정리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사고 차량이 GV80이 아닌 현대차의 다른 차량이었어도 지금과 같은 반응이 일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실제로 GV80은 출시 때부터 꾸준히 결함을 전하며 소비자들에게 결함이 잦은 차량으로 인식되어 왔으니, 그만큼 차량에 대한 불신도 다른 차들에 비해 많았을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일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볼보 차량의 스피커에서 노이즈가 발생하고, 안전 문자가 도배되는 오류가 발생해도 품질에 대한 비난이 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GV80 사고 소식과 안전성 예찬 기사에 소비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그만큼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하기 위해선,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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