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랜저의 아성을 넘보며 대활약 중인 기아 K8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소비자 A씨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차가 나오자마자 계약을 하지 않으면 연말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라는 딜러의 말에 별다른 생각 없이 곧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막상 계약을 하고 나니 가솔린 모델에는 들어가는 이 사양이 하이브리드에는 빠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문제는 이런 사양이 빠진다는 걸 사전에 전혀 안내받지 못했고, 심지어 가격표나 카탈로그에도 이런 사실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크게 속은 기분”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때아닌 옵션 논란에 휩싸인 기아 K8 하이브리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지금 계약하면
대기만 최소 5개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해
대 그랜저 시대도 막을 내리는 걸까? 기아가 출시한 준대형 세단 K8이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그랜저를 뛰어넘는 사전계약 대수를 달성하더니, 계약 후 대기 기간 만 5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K8이 흥행하며 그랜저 판매량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이며, 내년 풀체인지 모델이 등장하기 전까진 당분간 K8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솔린 모델을 먼저 선보인 뒤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 역시 대단했다. K8 동호회를 통해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소비자들을 살펴보면 현재 계약을 진행할 시 대기만 최소 5개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4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대기 기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흥행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는 반도체 수급 문제 역시 한몫했다. 기아는 수급 문제가 되는 반도체 부품을 제외한 마이너스 옵션을 가격표에 추가하기도 했다. 후방 주차 충돌 방지와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을 제외하면 차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아는 먼저 사전계약을 진행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때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했다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출고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계약을 진행할 시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4개월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애프터블로우 기능
가솔린엔 있는데
하이브리드에는 없어
그런데, K8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고객들 사이에선 최근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가솔린 모델에는 적용되어 있는 애프터블로우 기능이 하이브리드에는 쏙 빠져있었던 것이다. 애프터블로우는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방지하는 기능으로, 시동이 꺼진 뒤에도 블로워를 가동해 건조시키는 기능이다.

해당 내용의 사실 확인을 위해 기아차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K8 가솔린 모델에만 애프터블로우 기능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별다른 언급 없이 하이브리드 모델엔 빠져있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카탈로그, 가격표 그 어디에도
이런 내용이 적혀져 있지 않다
애프터 블로우 기능의 미적용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K8 카탈로그, 가격표 그 어디에도 이런 내용이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아차 대리점 영업사원들조차 일부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존재했다.

최근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소비자 A씨는 “계약할 때 이런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다”라며 “추후 동호회를 통해 이를 알게 됐는데 그저 황당할 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소비자 B씨 역시 “기능이 더 추가된 것도 아니고 빠진 건데 이걸 고지 안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출시 당시 보도자료에서도
홍보한 기능이 빠지는 것
기아는 K8이 출시될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애프터 블로우 기능을 홍보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이것이 쏙 빠져있어 논란이 된 것이다. 이번 K8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 신형 투싼이 출시될 당시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애프터블로우 기능이 빠져있어 일부 고객들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당시 투싼 하이브리드를 구매한 고객들 중 일부는 직접 애프터 블로우 부품을 장착하는 사례들도 존재했다. K8 하이브리드 역시 비슷한 차주들이 있을 전망이다.

“시동이 꺼진 뒤 배터리
전력을 활용해야 해서…”
기아 관계자의 증언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애프터 블로우 기능이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아 관계자는 “애프터 블로우 기능은 차량 시동이 꺼진 뒤 배터리 전력을 활용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특성상 제외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배터리 성능과 내구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애프터 블로우 기능 미탑재를 고객들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엔 “이미 전국 각 기아 영업점에는 해당 사항이 공지되었기 때문에 카마스터들이 이런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이를 고지 받지 못한 고객들은 결국 영문도 모른 채 차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원가 절감 아니냐”
“역대급 사기다”
격앙된 네티즌들 반응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능력이 안되면 그냥 만들지 마라, 변명만 하지 말고”, “애프터 블로우 배터리 내장형 사제로 고작 15만 원 하는데 원가절감 아니냐”, “역대급 사전계약에 이은 역대급 사기행각이다”, “기술력이 고작 그거밖에 안되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눈에 안 보이니까”, “역대급 차라면서 기본도 안 해주고 5천만 원이나 받네”라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일각에선 “시동 꺼진 상태에서 배터리로 무거운 차를 끌고 다니는 게 하이브리드 EV 모드인데 송풍 팬 몇 분 돌린다고 배터리 수명 영향 있으면 불량품이라는 말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해 주목받았다. 결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기아가 원가절감을 했다는 분위기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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