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전동화 자동차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지면서, 전기차를 위한 충전시설과 같은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그다지 신경 쓰고 있지 못했던, 전기차 시대로 인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자동차 관련 업계 현장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오고서부터 생각지 못한 문제들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인데,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직 자동차 정비소의 사장이 밝힌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어떠한 문제가 있었던 것일지 지금부터 확인해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인턴
전기차로의 시장 변화에
우려를 표한 정비사가 화제다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한 유튜브 채널 ‘카테크_CAR&TECH TV’에서 현직 자동차 정비사 두 명과 함께 전기차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해당 영상의 내용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및 SNS 게시글을 통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자는 두 정비사들에게 전기차 시장의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이에 대해 한 정비사는 먼저 자신이 3대의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르노삼성의 트위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테슬라의 모델3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그는 운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델3를 제외하고, 2년 정도 운행을 한 코나 일렉트릭을 예로 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코나 일렉트릭을 2년간 약 50,000km 정도 운행하면서 약 12만 원 가량의 유지 관리비 지출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비용은 타이어 펑크로 인해 지출한 약 1만 원, 항균 필터 교체 2회로 지출한 약 10만 원, 그리고 워셔액 교체 3회로 약 1만 원의 지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이 정비사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였다.
해당 정비사는 전기차의 유지 관리 시에 들어가는 지출이 상당히 적은 것에 대해 “정비소를 운영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실시되었던 컨슈머인사이트 설문조사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입하는 가장 큰 요소로 저렴한 유지관리 비용이 선정되었다.
또 전기차의 각 특징별로 기대 대비 만족도를 물었던 설문에서는 첫 번째로 가장 많은 수치를 보인 것은 주행성능, 그다음으로는 경제성이 가장 많은 만족도 수치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막강한 강점으로 주목받는 전기차의 경제성이 역으로 정비업체 종사자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라면 2년 정도를 주행하고서 12만 원의 지출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면 좀처럼 믿기 힘든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데만 약 10만 원이 넘게 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전기차에선 이것이 가능하다. 정비사는 현재 전기차의 고장 발생 요소가 편의장치에 한정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확산이 정비업체 측에 점차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던 다른 한 명의 정비사는 “교육을 받다 보니 (전기차가)서스펜션 부분 외에는 고장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일반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부분은 내연기관 부분이며, 모터 부분은 거의 고장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기차를 가지고 정비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편의장치, 서스펜션, 타이어 외에는 딱히 없는 수준이었다. 더욱이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사용하기에 브레이크패드조차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잘 닳지 않는다.
이어 전기차 정비와 관련해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소형 정비소 규모가 아닌 대형 정비소에서 엔진 및 배터리와 관련된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지만 실질적인 수익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소 외에도
여러모로 피해를
입는 분야가 많다
자동차 정비 업체를 사례로 들긴 했지만, 이는 자동차 정비 업계에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당장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근로자들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는 제조 시 필요되는 부품 및 조립 공정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약 30%가량 감소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표적으로 현대차에서도 여러 번 문제가 되었던 일이 있다. 새롭게 각광받는 전기차 생산에 열을 올리고 싶어 하는 제조사 측과,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위협으로 다가올 근로자들 사이에선 마찰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전 아이오닉5가 폭발적인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일이 있다. 그러나 기존 생산라인만으로는 주문 물량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현대차가 아이오닉5의 생산라인을 증설하려 하자, 근로자들은 이를 반대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꿀 경우 근무 시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할 것이라는 현대차의 결정에 반대했던 이유도 이러한 이유가 없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생산 공정이 크게 단축되어 위협이 되는 상황인데,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까지 감소하였기에 근로자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급격한 변화 조성은 위험한 일일지도
이러한 상황을 보며 네티즌들은 “시대가 바뀌며 사라지는 직업 중 하나다”, “배터리 가지고 장사하는 거 아니면 돈이 될 것 같진 않다”, “경제성 좋다고 해도 배터리 한 번 손상되면 답 없어진다”, “배터리 사망하면 아낀 돈 한 번에 박살 나긴 함”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기차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실로 인해 정비업체의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네티즌들은 안타깝지만 역시나 기술 발달에 따른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물론 부정할 여지없이 옳은 말이지만 너무나 급격한 상황 변화는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당장 쌍용차의 법정관리 돌입 심사 사례만 보더라도 그렇다. 쌍용차의 회생 절차를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쌍용차가 파산하게 될 경우 줄줄이 도산하게 될 수많은 협력업체 및 일반 구매업체들의 줄 파산으로 인한 타격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정부도 마냥 관망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번 전기차 사태를 바라본다면, 인프라 및 전기차 수요를 우선적으로 늘리기에 급급했던 정부의 판단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급격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던 정부였던 만큼, 그로 인해 불어닥칠 후폭풍 대응에 미흡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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