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강성 노조 바람 분다
한국GM∙르노삼성, 강성 노조 형성
현대차∙기아도 강성 노조 형성됐다
‘고용 안정’, ‘완전 월급제’…공약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회사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처하고 적법한 이익을 누리기 위해 결성한 단체로 흔히 노조로 줄여서 부른다. 회사와 노조 간의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을 때는 파업하거나 더 강경하게 그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종종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노조가 없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노조가 형성되어 있다. 그중 우리에게 익숙한 노조는 자동차 업계 노조일 것이다. 이번에 현대차와 한국GM에 이어서 기아까지 강성 노조 집행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자동차 업계 노조 소식만 전달되면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일까? 오늘은 기아 노조 집행부 소식을 포함해서 자동차 업계 노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자동차 업계 노조 / 연합뉴스
좌=한국GM / 인천일보, 우=르노삼성자동차 / 부산일보

한국GM과 르노삼성
노조 강성 성향

한국GM 노조에 강성 노조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GM 임원후보 투표결과 김준오 후보가 차기 한국GM 노조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새롭게 한국GM 노조를 이끌게 된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부평1공장 트레일블레이저 단종 이후 신차 배정, 부평2공장 1교대 유지, 전기차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당선자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향후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 파업 등을 무기로 삼아서 강하게 사측을 압박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현재 르노삼성 노조 역시 강성 성향을 보이는 집행부가 이끌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르노삼성차 기업별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인 2011년 9월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설립을 주도했다. 그리고 지난 선거에서의 핵심 공약도 ‘금속노조로의 조직전환’이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위원장 가운데 가장 ‘초강성’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지부 노조 / 한국경제
좌= 현대자동차지부 안현호 새지부장 / 연합뉴스, 우=현대자동차 / 스카이데일리

2년 만에 실리에서
다시 강성으로 복귀

한국GM, 르노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집행부도 2년 만에 ‘실리’에서 다시 ‘강성’으로 바뀌게 됐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내년부터 2년 임기의 새 지부장을 뽑았는데 ‘실리’ 성향의 현 지부장이 당선되지 않았고 ‘강성’ 성향 지부장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선된 안현호 당선자는 1991년 현대자동차와 합병하기 전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반대투쟁,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연대투쟁, 현대정공 단협사수 투쟁 등을 이끌다 해고됐다. 그는 다시 2002년 현대자동차에 복직을 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식사 시간 1시간 유급화, 정년 연장,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대중공업지부 노조 / 전국금속노조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지부도
강성 노조 성향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도최근 임원선거를 치러 ‘강성’ 성향의 정병천 당선자가 52.7%를 득표하여 새해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2년 임기의 새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실리 성향의 후보자도 있었지만 36.5% 득표에 그쳐서 당선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2년마다 치른 임원선거에서 5대 연속으로 ‘강성’ 성향의 당선자를 냈다. 이번에 지부장으로 당선된 정 당선자는 2019년 노조 조직쟁의실장을 맡아, 회사 쪽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법인 분할 추진에 반대해 임시 주주총회장 점거 등을 이끈 적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기본급 중심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하청 조직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아 공장 / 한국일보
좌= 기아 홍진성 신입 지부장 / 이데일리, 우=기아 / 메트로신문

기아 노조위원장도
강성 성향이다

최근 금속노조 산하 기아차지부 새지부장으로 노조 내부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홍진성 신입 지부장이 뽑혔다. 그는 선거에서 2대 우선 해결과제로 ‘고용안정’과 기존 임금체계인 시급제에서 잔업 시간을 기본 적용하는 ‘완전월급제’를 제시했다.

홍 당선인은 기아 노조 내부에서도 특히 강성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0년 기아차에 입사한 홍 당선인은 2006년 미군 기지 이전 반대 투쟁을 벌여서 6개월 구속 수감됐고, 최종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민주노총 대의원, 금속노조 중앙위원, 기아차지부 대의원 및 운영위원 등을 거쳤다.

기아자동차지부 노조 / 기아자동차지부

‘고용 안전’과
‘완전 월급제’

이번에 당선된 기아 새지부장인 홍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불확실한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고용안정’과 ‘완전 월급제’를 우선 해결 공약으로 내세웠다. 고용 안정과 관련한 주요 공약은 현대차와 차종 및 신차 분배 차별 철폐,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의 친환경차 전용 공장 완성, 광주 공장의 수소차·다목적차 생산기지화, 경기 화성 공장을 기아의 주력 공장으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또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막아 판매 노조원의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완전 월급제의 경우 기존 임금체계인 시급제에서 잔업 30시간을 기본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완전 월급제는 기아 외에도 현대차 노조 역시 내세운 공약이다.

현대자동차 공장 / 현대자동차

노조 리스크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국내 완성차 업계 노조 리스크보다 현대차그룹의 노조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강성 성향 노조위원장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 노조위원장 모두 고용 안정에 중심을 둔 공약을 내세웠고 이는 산업구조 재편이 가속화할수록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비중이 33%에 도달할 경우 자동차 산업에서 약 3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노조는 일자리 사수를 위해서 해외 전기차 투자 계획을 두고 사측과 잦은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대차와 기아 노조위원장 모두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 사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아산공장 / 현대자동차
좌=현대차 전동화 / 현대모비스, 우=현대차 공장 / 현대자동차

‘완전 월급제’
또한 갈등 요소

현대차와 기아 노조 당선인 모두 완전 월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임금체계는 특근을 할수록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전동화 시대가 된다면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엔진이 탑재되지 않는 전기차 생산이 늘어날수록 특근은 줄어들게 된다.

노조의 공약에 사측은 완전 월급제를 수용하는 대신 노동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 월급제를 도입하면 부족한 생산량을 특근으로 채울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노동 강도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노사 간 입장 차이에 따라 노조는 완전 월급제 도입을 위해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4개 완성차 업체 모두 강성 노조로 구성된 것을 본 네티즌들은 “이러다 다 죽어~”, “강성 노조는 사 측의 경영을 너무 흔드는 게 문제다. 경영 실적 안 나오면 경영진과 더불어 책임져라”, “노동자가 경영에 간섭하는 순간 그 회사는 망하는 길에 접어든다. 그렇게 경영을 하고 싶으면 차라리 돈을 모아서 회사를 차려라”, “노조는 이제 노동자가 모인 곳이 아니라 조폭이 모인 곳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로 “현대차그룹 노조 파워 너무 막강하다”, “현대차그룹의 최대적은 내부 노조다”, “현대차그룹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유일하고 막고 있는 노조..”, “지금 미래 자동차 산업까지 준비해서 세계적으로 나아가려고 연구소까지 개편하고 엔진 개발까지 없애고 있는데 강성노조 때문에 힘들겠네”, “회사랑 같이 발전할 생각을 해야지 노조가 이렇게 걸림돌이 되다니”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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