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외모 순위를 정할 때
언제나 등장하는 단골손님 로디우스
매번 빠지지도 않을 정도로 인식이 대단한데
이 정도면 로디우스는 쌍용차의 역작 아닌가?
아니면 여전히 흑역사일까?

자동차 외모를 평가할 때 언제나 어디서나 단골로 나타나는 그 차, 바로 쌍용차의 로디우스다. 못생긴 차를 고르라면 언제나 상위권에 속해있으며,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기보단 기괴한 외모에 혹평을 받는 날들이 더 많았기에 이젠 “이 정도면 쌍용차의 역작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아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장의 반응보단 쌍용차가 처해진 상황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지 못한 부분도 사실이다. 쌍용차의 로디우스, 과연 이 차는 어떤 시절에 태어나 어떤 일을 겪었기에 단종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여러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내릴까? 오늘 이 시간은 로디우스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권영범 에디터

5월 11일
로디우스 탄생

때는 2004년 5월 11일, 쌍용차는 “국내 유일 11인승 미니밴”이란 타이틀을 걸고서 로디우스를 출시하게 되었다. 이 시절만 하더라도 “벤츠의 기술력을 만듭니다”라는 홍보 문구가 유효했던 시절이었고, 체어맨의 위상은 아직까지 하늘 높이 솟아오르던 시절이었다.

때문에 로디우스를 홍보할 때 언제나 들려오던 멘트는 ‘벤츠의 기술력’, ‘체어맨의 플랫폼과 서스펜션’을 필두로 적극적인 MPV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었다.

쌍용차가 만들어보지도 못한 MPV를 출시한 이유는 바로 시대적 배경에서부터 비롯된다. 1997년 IMF 금융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중산층들이 2000년대 초중반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자, 기아차에서 내놓은 카니발2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기준으로 저렴한 세금과 유류비, 넓은 실내공간 덕분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성, 9인승 이상부터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전용차로 사용 혜택까지 카니발이 선두로 나서 MPV 시장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쌍용차였기에 2002년부터 시작하여 총 24개월간 2,400억 원의 개발비용을 치르면서 만들어 내었다.

미니밴에 맞지 않는
후륜구동 플랫폼

쌍용차는 개발 당시 후륜 구동 플랫폼인 체어맨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는 곧 타 경쟁사 모델들 대비 공간 활용에 있어 불리한 조건을 갖췄단 뜻도 되는데, 전륜 구동 플랫폼을 가졌던 카니발에 비해 구동계 부품이 실내로 침범하는 영역 또한 넓었고, 이는 곧 실내 바닥면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야기했다.

때문에, 겉보기엔 키나발보다 길고 높은 차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탑승하여 실내 공간을 느껴보면 답답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11인승 시트 포지션을 억지로 배치하여 놓은 탓에 평균 체격의 성인 남녀를 태우기엔 무리였고, 운전자와 동승자를 제외한 2~3열 승객들이 체감하는 승차감은 카니발과 별다른 점을 못 느끼거나 시트 배열이 좁아 오히려 불쾌한 승차감을 자아낸다는 평이 많았다.

때문에 11인승 모델이 주력으로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시트를 따로 빼서 6인승 혹은 9인승 배열로 운용하는 오너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11인승 모델을 주력으로 내놨었는데, 이유는 정부에서 7인승 이상만 되면 승합차 기준을 통과시켜줬었으나, 2003년 갑자기 11인승 이상의 승합차로 제한을 걸어버린 바람에 개발 과정에 있어 부랴부랴 수정한 것이었다. 이러한 규제 때문에 로디우스 디자인이 기괴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내 유일 파트타임
4WD 시스템을 가진 MPV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디우스가 9년간 생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디 온 프레임의 강인함과 MPV 세그먼트 내에서 유일한 파트타임 4WD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MPV의 특성상 여가를 즐기기 위해 산길과 인적이 드문 산길을 올라갈 일도 여럿 존재하는데, 타사 경쟁 모델들 대비 험로 주파 능력이 뛰어났다.

심지어 초기형 로디우스의 경우 에어 서스펜션까지 적용된 모델이 존재했으며, 실제로 로디우스에 장착되었던 직렬 5기통 XDi 엔진은 당시에 나왔던 다른 디젤 엔진들 대비 출력과 효율 면에서 월등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출시 초반에 이미지 메이킹을 잘 한 탓도 있다.

그러나, 2005년 기아차에선 카니발2의 후속작인 그랜드 카니발이 출시함에 따라 순식간에 큰 격차가 발생하였고, 일부 마니아층 혹은 군용(미군 포함), 관공서를 상대로 판매가 이뤄졌다.

이후 뉴-로디우스, 로디우스 유로, 코란도 투리스모 순으로 그 명맥을 이어 나갔으며 최종적으로 2019년 7월에 단종을 맞이하였으며, 1980년대에 탄생한 벤츠의 W124 E 클래스의 플랫폼을 공식적으로 단종시켰다. 2022년인 오늘날에는 로디우스의 모습이 예전에 비하면 흔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못생긴 외모를 감수하고 특수성 하나만 바라보고 찾는 이들이 아직 존재한다. 이를 보고 과연 로디우스는 마냥 실패작이라 논할 수 있을까?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실지 조심스레 여쭤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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