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평균 신차 구매 비용 4천만 원 이상
자연스레 국민차 타이틀 그랜저가 거머쥐어
수입차 점유율 역시 상승, 초고가 차는 법인구매한다

“국민차” 하면 떠오르는 모델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 쏘나타를 떠올릴 테지만, 이제 더 이상 국민차 타이틀은 쏘나타에게 있지 않다. 2020년부터 국민차 타이틀을 가져간 모델은 누구일까? 바로 현대 그랜저다.

과거 “회장님 차”였던 현대차 그랜저가 아반떼, 쏘나타를 잇는 “국민차”가 됐다. 그랜저가 국민차가 될 수 있었던 건 우리나라 국민의 신차 평균 구매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알아보자.

장수연 에디터

지난 30여 년간 국민차
타이틀은 쏘나타와 아반떼

지난 30여 년간 국민차 타이틀은 쏘나타와 아반떼가 쥐고 있었다. 중형 세단 쏘나타는 1999년부터 12년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며 명실상부 국민차임을 입증했다. 쏘나타는 2010년 15만 2,2023대가 팔리며 국산차 중 유일하게 연 15만 대를 판매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동시대 그랜저는 “회장님 차”,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고급 세단의 대명사였다. 1986년 처음 출시된 그랜저 기본형 가격은 1,690만 원으로, 당시 고임금을 받던 전산 업종 근로자 평균 월급이 35만 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차량이었다.

그랜저 4세대 모델 / 조선일보

2009년 4세대 모델부터
젊어지기 시작한 그랜저

1996년 출시된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다이너스티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마지막 자동차이기도 했다. 그랜저 일부 부속을 바꿔 달면 다이너스티와 같은 외관을 가지기에 “그랜다이저”라는 별칭도 얻었다.

2009년 4세대 모델부터 젊어지기 시작한 그랜저는 2015년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에 따라 진입장벽이 더 낮아졌다. 2019년에는 한층 젊어진 디자인의 더 뉴 그랜드가 출시됐으며, 작년에는 신형 그랜저가 출시됐다.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자리 차지한 그랜저

인기의 흐름을 타기 시작한 그랜저는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차 아반떼와 쏘나타 뒤를 이어 획득한 국민차 타이틀도 방어한 셈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해 총 8만 9,084대 판매됐다.

물론, 그랜저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그랜저는 지난해 7~9월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국민차 타이틀은 물론 국가대표 준대형 세단이라는 명성에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뒷심을 발휘한 그랜저는 10월부터 그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랜저가 국민차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규 등록대수는
줄었는데 돈은 더 썼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정리한 지난해 신규 등록 분석 자료를 보면, 신규 등록대수는 173만 4,581대로 한 해 전에 견줘 9% 정도 줄어들었다. 대수는 줄어들었지만 돈은 더 썼다. 지난해 자동차 취득에 쓴 금액은 698조 6,3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0년에 비해 2%가량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물량 기준으로는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나 판매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라며 “수입차, 대형 SUV, 전동차 등 고급차로 수요 집중이 심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당 평균 가격으로
따져보면 약 4,000만 원

대당 평균 가격으로 따져보면 지난해는 4,015만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국민이 구매한 신차 평균 가격이 4,000만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에 비해 12%가량 올랐다. 국민차 반열에 오른 준대형 세단 그랜저에 빗댄다면, 2020년에는 따로 선택사양 없이 샀다면 지난해에는 배기량 등을 높인 풀옵션으로 산 셈이다.

최근 수년째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그랜저 중간 트림을 옵션 없이 출고하면 3,534만 원이다. 여기에 배기량을 3.3L로 높이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과 전용 휠, 타이어 등으로 바꿔주는 선택사양, 선루프 옵션을 더하면 4,039만 원 정도가 된다.

서울 시내 한 수입차 전시장 / 연합뉴스

수입차 점유율
30% 넘긴 상황

국산차 가격이 올랐다. 수입차의 점유율에 변화가 있을까? 수입차는 지난해 30만 9,951대가 새로 등록돼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던 1년 전 기록을 새로 썼다. 참고로 1년 전 기록은 30만 2,534대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등록대수로 비교하면 국산차가 82%, 수입차가 18% 정도를 차지한다. 취득금액으로 따지면 국산이 68%로 쪼그라들고 수입이 32% 정도를 차지한다. 금액 기준으로 수입차 점유율이 30%를 넘긴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개인 구매 줄고
법인 구매는 늘었다

개인 구매는 줄어든 반면 법인, 사업자 승용차 구매는 증가세를 이어간 사실도 주목해 볼 만하다. 특히, 고가 스포츠카 등 비싼 차량을 법인이 구매한 형태가 많았다. 평균 가격 3억 8,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의 경우 한 해 전보다 신규 등록 대수가 24% 이상 늘었다.

초고가 차량은 법인구매가 8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법인 구매 차량에 대해 번호판을 별도로 식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앞으로 초고가 차량 시장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와 같은 내용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평균의 함정, 비싼 수입차가 평균을 끌어올렸네”,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가격은 3,000만 원 초반이 맞겠다”, “준대형 그랜저가 국민차인가?”, “그랜저가 평균 이하인 시대가 되었군요”, “다들 잘 사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애초에 4,000만 원 밑으로 파는 차가 얼마나 있냐?” 옵션 더해서?”, “국민차 운운하던 아반떼가 3,000만 원 넘겼고 소나타는 3,5000만 원 넘겼다”, “특히 가족 있으면 선택지가 4,000만 원대밖에 없음”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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