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예고한 현대차 노조
“올해 협상 쉽지 않을 것”
요구사항 놀라워

(사진= G80 CLUB | 무단 사용 금지)

작년, 현대차에 강성 노조가 2년 만에 들어서게 되었다. 새로 당선된 안현호 지부장의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 구호를 살펴보면 “노사협조주의 청산, 안되면 될 때까지, 강력한 민주노조”로 보기만 해도 상당히 강력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현대차의 노사 관계는 더 험난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현대차 노조 임원 10명 중 7명이 올해 파업을 해서라도 요구안을 쟁취하자고 주장했으며, 정규직 충원 및 정년 연장, 심지어 정치 투쟁까지 참여하겠다고 한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갈 길이 바쁜데, 벌써 노조들에게 발목을 잡힐 판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현대차 파업 / 조선일보

노조가 사측에게
요구할 것들

현대차 노조가 사측과 단체교섭 시 요구할 것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규직 충원 요구안이 포함된다. 올해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도 신규 정규직 인원 충원을 사측에 제안했지만,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환점에 서 있는 만큼 투입 인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해당 요구에 대한 결정을 올해 단체 교섭으로 미룬 바 있다. 충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92%이며, 그중 60%는 미래 차 변화에 따른 고용 축소는 불가피하지만, 적정 수준 충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년 연장도 주장했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개시와 연동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50%를 넘었고, 37%는 숙련 재고용 형태를 정규직으로 전환, 정년 연장을 단계적으로 만들자고 밝혔다.

현대차 파업 / 울산매일

일감 확대도 주장했다. 전기차 시대에 인력 수요가 줄어들자, 고용 유지를 위해 계열사가 하던 일감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에서 만들던 구동 시스템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현대차가 직접 만들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 외 도심항공모빌리티와 PBV 등 미래 모빌리티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기본급 16만 5,200원 인상, 조합원, 사내 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다. 노사협상은 5월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차 파업 / SBS

파업해서라도
요구안 모두 쟁취하자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말 대의원 이상 확대 간부 404명을 대상으로 사측과 올해 임금협상 준비를 위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6%가 파업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48%는 투쟁해서라도 반드시 요구안을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8%는 투자해야 하지만 해를 넘기지 말자고 응답했으며, 대외적 여건을 고려해 투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4%, 최대한 시일 내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강성 성향의 노조가 들어선 만큼 의견 역시 강성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 파업 / 헤럴드경제

올해 단체협상 타결 시점에 연연하지 말자는 의견도 제기되었는데, 이 응답이 무려 47%를 기록했다. 하계휴가 전에 끝내자는 게 29%, 추석 전에 끝내자는 게 17%, 연내에 끝내자는 것이 7%였다.

노조의 정치 투쟁 참여 의사는 반반으로 갈렸다. 51%는 정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머지 49%는 부정 의견을 피력했다.

현대차 파업 / YTN

올해는 노사분규가
일어날 가능성 높다

지난 2년간 노조는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었다. 그동안은 온건, 실리 성향이었기 때문에 의견을 주장하되 사측과 어느 정도 협의하면서 의견을 중재했기 때문에 파업은 없었다. 물론 교섭이 결렬되고 파업을 예고한 적은 있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노조의 의견을 보아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파업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전에 강성 노조 집행부가 집권했던 당시 7년 연속으로 파업을 벌인 바 있었다.

현대차 파업 / 뉴스토마토

이번에 취임한 안현호 노조 지부장은 강성 중에서도 강성 성향으로 분류된다. 금속연대 출신에,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이끌었다.

거기다가 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파업에 긍정적인데다 투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요구안을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은 만큼 협상에 파업 카드부터 가져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현대차 파업 / 헤럴드경제

갈길이 바쁜데
노사갈등 걸림돌 될 수도

현재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전환 등 미래 사업으로 갈 길이 바쁜 상황이다. 하지만 노사 문제로 인해 파업이 벌어질 경우 현대차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원자재 문제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파업까지 벌어질 경우 현대차의 성장을 더뎌질 수밖에 없다.”라며, “전기차로 글로벌 경쟁력을 막 키워나가는 상황에서 노사 분규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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