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완성차 업계
노조 입단협에 근심 가득
현대차는 합의 문턱 넘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완성차 업계는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진행된 노조와의 임단협은 고질적인 문제이면서도 어려운 시기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중에서도 강성 중의 강성으로 꼽히는 현대차 노조는 ‘굵고 길게 투쟁하겠다’는 자세로 교섭에 나섰고, 파업 등 쟁의행위 찬성률이 70%를 넘으면서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12일 열린 16차 교섭에서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김현일 수습 에디터

과거 현대차 노조 파업 / 뉴시스
작년 현대차 입단협 조인식 / 현대자동차

현대차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
역사상 유례없는 극적 무분규

12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교섭에서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9만 8,000원(4.3%) 인상, 경영성과급 200%+400만 원, 하반기 목표 달성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 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5만 원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임단협이 마무리되면 2019년 이후 4년 연속 파업 없이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게 되며, 이는 현대차 노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극적 타결에는 국내 공장 신설과 신규 인력 채용 등의 고용 안정 방안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자동차 알라바마 공장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 현대자동차

국내 첫 전기차 공장 신설
기본급 9년 만에 최대 인상

올해 노사 간의 교섭 내용 중 기본급 인상 폭은 16만 5,200원과 8만 9,000원으로 맞섰다. 합의안 인상 규모는 9만 8,000원인데, 수당 1만 원을 합쳐 실질적으로 10만 8,000원이 인상되었다. 이로써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인상 폭이 10만 원을 넘게 되었다.

더불어, 노조는 미래차 공장 국내 신설 및 고용 안정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는데, 사측에서는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마지막 교섭에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하여 29년 만에 국내 공장을 신설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을 비롯한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마주 앉은 GM 노사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수출길에 오르는 현대 팰리세이드 / 현대자동차

“신차 가격 또 오르겠네”
네티즌들 반응은

한편, 현대차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차피 신차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까”, “연구직, 일반직은 어떻게 챙기려고…”, “공장 증설은 잘했는데 너무 져준 거 아닌가”, “차기 공장 계획에 노조 입김이 들어가는 게 맞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올해 잠정합의안에서 현대차는 전년도 순이익의 30%의 성과급을 원했던 노조의 요구와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임금피크제 요구 등은 일축하고 사측의 제시안을 크게 반영했다. ‘노조가 더 가져갔다’, ‘사측이 더 지켜냈다’의 문제보다 서로가 절충안을 마련하여 합의해냈다는 점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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