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중국이 더 낫다
국내 일부 소비자들의 발언들
대체 뭐 때문에 나온 말일까?
“한국보다 중국이 더 낫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 나온 말 중 하나다. 개인적으론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기 충격적일 수도 있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경우 반중 감정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게 높은 국가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말이 나왔다.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바로 자동차의 가격 때문이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업체들이 차량 가격 인하를 줄줄이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최근 출시된 2세대 코나만 봐도 평균 300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보다 중국이 더 낫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대체 중국 업체들은 어떤 이유로 차량 가격 인하를 진행하게 된 것일까?
글 조용혁 기자
중국 내 전기차 업체들
잇따른 가격 인하 진행
지난 19일 업계는 중국 내 전기차 업체들이 잇따른 차량 가격 인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차량 가격을 인하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테슬라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 인하 공세에 나서기 시작한 테슬라. 현재 이들은 중국 시장에서 차량 판매 가격을 최대 13.5% 낮춘 상황인데, 이로 인해 중국 내 전기차 업체들이 너도 나도 차량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인하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3일, 중국의 전기차 업체 싸이리스는 자사의 전기차 아이토의 시작 가격을 한화 5,300만 원에서 4,800만 원으로 인하했다. 가격이 인하된 모델 Y와 비슷한 수준으로 말이다. 17일에는 샤오펑이 자사의 주력 세단, P7의 판매 가격을 4,400만 원에서 3,800만 원으로 낮췄다고 한다.
테슬라에 밀릴 수 없어
수입차 업체들은 관망 중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테슬라를 따라 가격 인하를 하게 된 배경에는 역시 판매량이 있다.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인하한 직후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급증한 것. 중국 상업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둘째 주에 중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5%가 줄어들었으나, 테슬라 판매량만 76% 증가했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로 인한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옆에서 구경만 할 수 없던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하 전쟁에 동참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내 수입차 업체들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현대차를 포함한 토요타, 포드, GM 등의 수입차 업체들은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전쟁을 관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경우 전기차도 판매하긴 하지만, 아직까진 정통 내연기관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업체들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니 테슬라와의 경쟁에 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상황이 다른 한국 시장
가격 인하는 없다
테슬라로 인해 촉발된 중국 내 대규모 차량 가격 인하 사태.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최근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도 평균 수백만 원 수준의 가격 인하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국산차 업체들 중에서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동참, 차량 가격 인하를 시작한 업체가 아예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한국보다 중국이 낫다”라는 말을 꺼낸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는 개인적으로 국가 간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테슬라는 그간 국내 시장에서 수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이로 인해 중국을 포함한 다른 시장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게 됐는데, 이번 할인으로 중국보다 훨씬 비싸다는 현실이 바뀌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국산차 업체들 입장에선 굳이 가격 인하에 동참할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보다 중국이 낫다”라는 말에서 다른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사는 나라의 시장이고, 그 시장에서 차량 구매해야 하는 나니깐 말이다. 즉 우리는 앞서 언급한 말속에 국내 소비자들이 거듭된 국산차 가격 인상에 느끼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담겨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국산차 업체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젠가는 국산차 시장에 ‘가격’ 측면에서 좋은 결괏값이 나오길 바란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