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못 생겨서 안 팔려도 현대차가 쏘나타 택시는 절대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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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그랜저ig78’ 님)

현대차는 작년 3월 8세대 쏘나타를 출시하며 “앞으로 쏘나타는 택시 모델로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 같은 발표를 했다가 번복한 적이 있었던 현대차이기에 소비자들은 “판매량 떨어지면 그때 출시하려는 거겠지”라며 제조사의 공식 발표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신형 쏘나타는 정말 택시로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쏘나타가 택시로 출시될 수 없는 합리적인 몇 가지 이유들도 존재했는데, 그렇다면 현대차는 앞으로 택시 라인업을 어떻게 개편할 계획인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쏘나타 택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브랜드 고급화를 선언하며
택시를 만들지 않겠다던 현대차
현대차는 지난해 3월 8세대 신형 쏘나타를 론칭하며 “신형 쏘나타부터는 더 이상 택시 모델을 생산하지 않겠다”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쏘나타는 오랜 기간 ‘택시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택시 모델이었기에 현대차는 풀체인지를 거칠 때마다 택시 트림을 별도로 만들어 판매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신형 쏘나타부턴 택시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목받은 것이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택시로 공급하지 않는 이유는 브랜드 고급화 때문이다. 1985년 첫 선을 보인 후 30년 넘게 한국의 대표적인 중형 세단으로 자리 잡은 쏘나타였지만 택시와 렌터카로도 활발하게 보급이 되었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부턴 본격적으로 택시 모델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판매량 떨어지면 나오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소비자들
하지만 소비자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이전 세대 LF 쏘나타를 출시할 때도 현대차는 같은 발표를 했었기 때문이다. LF 쏘나타가 출시될 당시 현대차는 같은 이유를 들며 “쏘나타 브랜드의 고급화를 위해 LF부터는 택시 모델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결국 LF 쏘나타는 택시로 출시되었으며 지금까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라이즈 택시가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 역시 쏘나타의 택시 개발 중단 선언은 출시 초기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차후 신차 효과가 떨어지고 쏘나타 판매량이 줄어드는 시점이 되면 택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불과 1년 만에 쏘나타는
K5에게 판매량을 추월당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꽤 빨리 오고야 말았다. 작년 12월 형제 집안 기아 K5의 신형 모델이 출시된 후 쏘나타는 판매량 하락을 겪어왔으며 올해 1월부터는 단 한 번도 K5 판매량을 뛰어넘지 못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과거에도 K5가 잠깐 쏘나타를 견제하는 수준의 판매량을 보였던 적은 있지만 이렇게 6개월 연속으로 쏘나타 판매량을 짓누른 적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는 쏘나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묘책을 꺼내야 할 시점이 불과 출시 1년 만에 오고야 만 것이다.

최근에는 신형 쏘나타가 경찰차로도 보급이 되고 있어 많은 네티즌들은 “이제 택시가 나올 때가 되었다”,”판매량도 떨어지고 있으니 올해 연말 전엔 택시가 꼭 나올 것”,”이번에도 발표를 번복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신형 쏘나타의 택시 출시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시기와 상황을 놓고 본다면 현시점에 현대차가 쏘나타 택시를 출시한다고 하여도 크게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쏘나타의 판매량과는 관계없이 앞으로도 공식적인 쏘나타 택시 출시는 없을 전망이다. 쏘나타 택시가 출시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를 알아보자.

1. 신형 쏘나타는
설계 단계부터
택시 모델을 배제했다
쏘나타가 택시 모델로 출시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신형 쏘나타가 설계 단계에서부터 택시 출시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의 출시 당시”신형 쏘나타는 개발 초기부터 택시 모델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사양들을 배제하고 설계됐다”라며 “지난해부터 법인 영업본부에도 신형 쏘나타는 택시로 출시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공지해 왔다”라고 말했다.

(사진=뽐뿌 ‘탐라국ll원주민’ 님)

이는 택시 모델에 적합하지 않은 도넛형 탱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여태 생산되던 쏘나타 LPI 택시는 모두 가스통이 트렁크의 일부 공간을 차지하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었으나 신형 쏘나타의 봄베는 도넛형으로 디자인되어 트렁크 바닥 아랫부분에 위치하는 구조가 되었다.

도넛형 봄베를 사용하게 되면 트렁크 공간을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으나 일반 봄베 대비 용량이 작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에는 부적합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택시는 애초에 트렁크 공간의 활용성보다는 봄베의 용량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신형 쏘나타의 도넛형 봄베는 현대차가 쏘나타를 더 이상 택시로 생산하지 않겠다는 의미에 힘을 실어주는 증거다.

2.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되어 택시에 적합하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되어 이제 더 이상 쏘나타가 택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여 저중심설계가 이루어진 신형 쏘나타는 이전 모델 대비 전고가 많이 낮아졌고 쿠페형 세단으로 디자인되어 이전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2열 공간이 불리하게 되어버렸다.

택시로 활용하려면 무엇보다도 2열 승하차가 손님이 타기 편한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신형 쏘나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2열 헤드룸 역시 택시로 활용하기에는 이전 모델 대비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택시로 출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3. 택시 모델의 제작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
새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단가 문제에도 봉착했다. 원래 그간 현대차가 공급하던 택시와 렌터카 모델들은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을 공급하는 게 원칙이었으나 이제는 쏘나타도 제작 단가가 기존 모델보다 훨씬 올라갔기에 택시 모델로 생산하기는 무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단가가 올라간 가장 큰 원인은 앞서 언급한 3세대 플랫폼 때문이다. 더 뉴 그랜저 택시 모델이 곧바로 출시된 것도 그랜저는 아직 구형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택시 모델로 제작할 단가를 맞출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진=신형 쏘나타 택시 예상도 | 오토포스트 디자인팀)

당분간은 택시 전용 모델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형 쏘나타가 택시로 출시되기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현대차가 택시 전용 모델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다시금 들려오기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할 택시 전용 모델은 현재 판매 중인 쏘나타 뉴 라이즈를 기반으로 한 구형 플랫폼을 사용하여 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뉴 라이즈가 아직 계속해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차후 2~3년간은 택시 전용 모델을 만나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뉴 라이즈의 상품성이 도태될 시기가 될 때쯤이 되면 그때쯤 새로운 택시 전용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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