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이 미니밴의 표준으로 불리는 혼다 오딧세이를 잡을 정도의 역대급 상품성을 갖출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에서야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항상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카니발이지만 해외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했기에 상품성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은 신형 카니발을 기대했다. 기존 모델보다 훨씬 진보한 카니발을 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출시를 앞둔 지금, 여태 공개된 카니발의 사양들을 살펴보면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신형 카니발은 과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신형 카니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라이벌이 없어
미니밴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대한민국에서 다자녀 가구가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엔 카니발만 한 차가 없다. 5명 이상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으며 짐도 넉넉하게 실어야 하고 SUV보다 승차감도 좋은 차를 찾다 보면 카니발 외엔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요즘은 대형 SUV들이 카니발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니밴의 실용성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가격으로만 놓고 비교해 보아도 2,880만 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을 보면 가성비 측면에서도 매우 훌륭하다. 괜찮은 대형 SUV를 사려면 팰리세이드도 4천만 원 정도는 줘야 하며 수입차로 넘어가면 5천만 원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은 패밀리카의 대안으로는 카니발만 한 차가 없다.

패밀리카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에게도 카니발은 인기가 매우 많았다. 9인승 이상 모델부터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세제혜택 측면에서 유리하다. 자동차의 경우 출고 가격에 5%가 부과되는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개별소비세의 30%로 매겨지는 교육세 역시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출고 가격과 개별소비세, 교육세를 합친 금액의 10%를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도 저렴해지므로 카니발은 법인차로도 굉장히 인기가 많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짐차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환영받지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많이 팔린다고 해서 차가 훌륭했던 것은 아니다. 카니발은 출시 초기 디젤 모델에서 발생하는 공명음 증상으로 논란이 되었었고 약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체 강성이나 차량의 전체적인 만듦새, 주행성능이 수입 미니밴들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카니발의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카니발의 기본기는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은 역대급 상품성을 갖출 것임을 예고한 신형 카니발을 기대했다.

1. 다운사이징을 기대했으나
가솔린 배기량은 더 높아졌다
많은 소비자들이 신형 카니발에 기대했던 첫 번째는 바로 파워트레인의 변경이다. 기존 카니발은 2.2 디젤과 3.3 GDI 가솔린 엔진 두 종류가 장착되었었는데 2.2 디젤은 출력과 진동에 불만이 많았던 엔진이다. 또한 공명음 이슈도 있었기에 많은 소비자들은 문제가 개선된 새로운 엔진을 기대했다.

디젤이 싫은 소비자들은 3.3 가솔린 모델을 구매했는데 배기량이 높아 연비가 부담스럽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어왔다. 카니발 가솔린 9인승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8.2km/L 지만 서울 시내 연비는 5km/L 내외 수준이었기 때문에 유류비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은 다운사이징이 된 가솔린 엔진을 기대했다. 하지만 신형 카니발엔 기존보다 오히려 배기량이 더 늘어난 3.5리터 GDI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2. 하이브리드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배기량이 더 늘어난 가솔린 엔진 탑재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하이브리드 역시 출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국토부 배출가스 인증 시스템에 등록된 신형 카니발의 인증 내역을 살펴보면 신형 카니발은 2.2 디젤과 3.5 가솔린 두 종류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은 기존 모델의 개선형 엔진은 신 R2.2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이 적용되며 가솔린 엔진은 대부분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될 것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배기량이 더 늘어나 앞으로도 카니발 가솔린 모델들에 연비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 4륜 구동 역시
탑재되지 않았다
레저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기대하던 4륜 구동도 결국 탑재되지 않았다. 카니발이 대안으로 손꼽히는 SUV들 대비 뒤떨어지는 단점 중 하나인 4륜 구동이 신형 모델에선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국엔 카니발의 하체 구조상 드라이브 샤프트를 추가할 수 없어 4륜 구동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다.

일각에선 출시 초기엔 전륜구동 모델만을 생산하다 페이스리프트 때 4륜 구동을 추가해 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북미에서 경쟁 중인 라이벌 미니밴들엔 대부분 4륜 구동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4륜 구동이 선택지로 존재할 필요가 있다.

4. 시트 배열 또한
기존 형식을 그대로 유지한다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시트 배열 역시 신형 카니발은 기존과 동일한 7인승, 9인승, 11인승 세 종류로 판매가 될 예정이다. 기존 카니발은 무리하게 4열 시트를 추가한 구조 때문에 실내 공간 활용성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신형에선 조금 더 사람이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는 시트 구조로 변화를 맞이하길 기대했던 소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동일한 방식을 유지하여 일부 소비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는 30mm 늘어난 3,090mm, 길이는 40mm 늘어난 5,155mm로 몸집을 조금 더 키웠지만 여전히 카니발의 4열은 애매한 자리로 남을 전망이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수입 미니밴들을
앞서기는커녕 그들을
따라가지도 못했다
역대급 카니발의 등장 예고에 많은 기대를 했던 소비자들은 신형 카니발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실망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껍데기만 바꿨네”,”이러고 옵션 좀 더 넣어서 가격만 올릴 것”,”잔뜩 기대감만 부풀려 놓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별로 없다”라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신형 카니발엔 수입 미니밴들을 뛰어넘는 특별한 사양이 존재할 거라 기대했으나 정작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니 수입 미니밴들엔 적용되어 있는 사양조차 빠져있었으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기아차는 카니발에 새로운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여 경량화를 이뤄냄과 동시에 주행 질감을 끌어올렸으며, 기존 카니발에서 지적되었던 첨단 안전사양과 편의 장비의 부재를 모두 해결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사실 국내시장에서야 카니발이 어떻게 나오던 잘 팔릴 테니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대로라면 여전히 국내시장에서만 잘 팔리는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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