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조건 그랜저 잡겠다”던 기아 K8의 실제 첫달 판매량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llMINI’님 제보)

기아 K8의 첫 달 판매량이 공개됐다. 애초에 K8은 ‘그랜저를 잡으려고 출시됐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경쟁 모델로 그랜저를 정확히 겨냥하고 출시된 모델이다. 실제로 이전 모델인 K7과 비교했을 때 K8의 판매량이 두 배나 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아직 그랜저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걸까? 첫 달 판매량만 두고 살펴봤을 때 이들의 격차는 생각보다 더욱 컸다. 격차의 원인이 과연 이들 내부적인 요소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상황에 의한 것일까? 그 답은 앞으로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K8 판매량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K7을 완전변경한 모델
기아의 야심작이다
K8은 K7의 완전변경 모델로, 차명을 바꾸고 기아의 새 로고를 단 채 출시된 기아의 야심작이다. 야심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사전예약이 시작될 당시, K8은 그랜저의 사전계약 기록을 꺾기도 했다. 실제로 K8은 첫날 하루에만 1만 8,015대가 예약됐으며, 더 뉴 그랜저는 1만 7,294대에 그쳤었다.

초반 사전계약 대흥행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K8이지만, 첫 달 판매량이 나오자 상황이 역전됐다. 그랜저와의 첫 달 판매 경쟁에서 그랜저가 완승했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K8의 첫 달 판매량이 그랜저의 절반 수준에 그쳐 당분간 그랜저 독주 현상이 깨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랜저는 9,684대
K8은 5,017대
K8의 이전 모델, K7은 지난 1, 2, 3월에 각각 1,709대, 1,528대, 2,474대가 팔렸다. 지난 4월에 K8이 출시되자 판매량이 배 이상 뛰었지만 그럼에도 그랜저의 맞수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지난 4월 그랜저는 9,684대, K8은 5,017대가 판매됐다.

그랜저는 지난 1월 8,081대, 2월 8,563대, 3월 9,217대가 판매됐다. 2019년 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후 그랜저는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으며, 이미 국민차 타이틀을 가져온 지 오래다.

두 차종을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K8이 그랜저를 겨냥해 출시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두 차종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차체 크기는 거의 비슷하나 엔진 라인업은 엔트리 모델을 제외하고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랜저는 2.5 가솔린, 3.0LPi, 3.3 가솔린으로 구성된 반면, K8은 2.5 가솔린, 3.5 가솔린, 3.5LPI로 구성됐다.

옵션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랜저의 기본 사양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예를 들어 그랜저는 12.3인치 클러스터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돼 있지만, K8의 하위 트림인 노블레스 라이트의 경우 8인치 클러스터가 기본이고 150만 원을 추가해야 12.3인치 클러스터를 적용할 수 있다.

K8은 그랜저보다
생산물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양이나 디자인 등의 스펙보다도, K8의 판매량이 저조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진실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K8의 생산물량 자체가 그랜저보다 부족한 것이 판매량 저조 현상의 이유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애당초 K8은 그랜저보다 생산 라인이 적다. 여기에 뭇 전문가는 “이달 K8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출시 첫 달이어서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데다, 판매 일수가 며칠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가 더 늦어지는 중
여기에 다른 상황적 요인이 더 있다. 글로벌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이다. 기아 역시 이 영향권에 들어 K8의 출고가 더욱 지연되는 중이다. 현재 K8은 출고 후 인도를 받기 위해서 최소 5~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기아는 기본 사양을 빼는 대신 가격을 인하해 주고 출고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K8의 경우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원래 가격에서 40만 원을 인하해 주는 식이다.

그랜저도 타격 입었다
하지만 K8보다는 낫다?
물론 그랜저도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에 타격을 입은 모델이다. 각종 동호회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그랜저는 최소 한 달 이상 출고 대기해야 한다. 몇몇 언론 매체에서 보도하는 공식적인 대기 기간은 3달 정도다. 물론 대기 기간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나, K8과 비교했을 때는 양반인 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보아 소비자가 그랜저를 선택한다고 해도 이 사실이 곧 그랜저의 우수함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닌, 차선책을 고른 것일 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판매량이 그랜저보다 적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K8이 흥행하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산량 때문이었네”
“대기자만 몇만 명이라더라”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거였네”, “만약 K8이 그랜저만큼의 생산물량이 있었다면 출시 1달~ 2달 만에 그랜저를 추월했을 것이다”라는 반응을 포착할 수 있었다.

더불어 “반도체 부족이라서 그런 듯. 대기자만 몇만 명인데”라며 반도체 수급난에 의한 출고 대기가 K8의 판매량이 저조한 것에 한몫했다는 의견을 더했다. 일부 소비자는 “지금 계약하면 추석에나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랜저로 갈 수밖에 없다”라며 그랜저의 판매량에 대한 분석을 더했다.

지금까지 K8 판매량 이야기를 살펴봤다. 결론적으로 그랜저에 판매량으로 뒤진 것은 사실이나,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결과임이 드러냈다. 한편 기아는 5월에 K8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고, 그랜저는 2021년형 모델을 출시해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K8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f · m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출력 44.2kW,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특히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이전 K7 2.4 하이브리드 엔진의 최고 출력인 159마력과 최대 토크인 21.0kgf · m과 비교해 각각 13%, 29% 향상된 성능을 갖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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