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함 팔면서 오염 남긴다?
폐수 무단 방류 적발됐다
세차장 폐수 집중 단속 예고

봄철 미세먼지를 씻어내려는 차량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인천광역시 남동구가 세차장 등 폐수 배출시설을 겨냥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세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방류되는 폐수 또한 대폭 늘어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남동구는 지난 11일 민간환경감시단과 함께 관내 폐수배출업소 33곳에 대한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현장 확인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방류수에 대한 채수 검사까지 병행한 것이 특징이다. 총 20개소의 최종배출구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해 수질 항목을 정밀 분석했고 그 결과 3개 사업장이 환경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2곳은 차량 세차장으로 확인되었으며 외부는 깨끗하지만 내부는 오염된 환경 관리의 민낯을 드러냈다.

남동구 세차장 2곳
정화 장치 꺼둔 채 운영
A 세차장은 정화 장치 설치 의무를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확인 결과에 따르면 기기를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세차수를 빗물받이로 직접 배출한 사실이 밝혀지며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사업장은 일지를 허위 작성한 사실까지 추가 확인돼 고의적인 환경법 위반으로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B 세차장은 설비 관리 소홀로 정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배출구가 도로측구와 직접 연결되어 있었다.
세차장은 일상생활에 밀접하지만 폐수의 성분이 일반 사업장보다 훨씬 독성이 강한 편이다. 윤활유 잔여물, 미세 금속 입자, 계면활성제 성분은 수질을 오염시키고 하수처리장의 생물학적 처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남동구는 해당 세차장들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넘어 위반 정도에 따라 영업정지,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정화 장치를 단지 설치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얼마나 철저히 유지 및 관리하느냐가 환경 행정의 본질이라며 “세차장이 도시형 오염원의 잠재적 진원지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이지 않는 오염
정화 설비 관리 중요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세차장 중 약 80%는 소규모 업소이다. 이 중 상당수가 정화 장치를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관리 기준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2년 환경부 조사에서는 점검 대상 세차장 중 15%가 배출수 관리 미흡 혹은 장비 미작동 상태였다. 이는 환경 위반이 일부 업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남동구는 향후 민간환경감시단과 협력해 정기적 점검을 강화하고 세차장 운영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점검 결과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지역사회의 환경 감시 기능도 함께 강화한다.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율 관리 유도와 시민 참여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환경의 질은 시설 하나와 사업장 하나의 관리에서부터 결정된다. 남동구의 이번 단속은 눈에 보이는 청결과 보이지 않는 오염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향후 단속의 흐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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