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원에 달하는 지바겐
기존보다 촌스러워 졌다
극명하게 갈리는 호불호

벤츠가 또 한 번 ‘레트로 감성’을 입힌 G-클래스 한정판을 공개했다. 이름부터 논란을 부른 ‘스트롱거 댄 더 1980s’는 첫 G-클래스의 섀시 코드였던 ‘W460’을 기념하기 위해 전 세계 단 460대만 생산된다. 이 모델은 2025년형 G450d 또는 G500(미국 기준 G550)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클래식 오프로더의 외형을 그대로 현대차에 얹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영국 기준 152,815파운드, 한화로 약 2억 9천만 원에 달한다. 그야말로 ‘지바겐의 감성 프리미엄’이 극에 달한 셈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과연 이 복고풍 G-클래스가 3억 원에 가까운 값어치를 할 수 있는지는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

80년대 스타일 오마주
촌스러움이 앞서는 외관
이 차량은 1986년형 280GE의 디자인을 현대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지만, 실상은 ‘복고’를 빙자한 과한 회귀에 가깝다. 아가베 그린과 콜로라도 베이지 같은 클래식 컬러를 선택할 수 있고, 주황색 방향지시등, 블랙 매그노 트림, 5스포크 휠 등도 80년대 감성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빈티지 감성’보다는 ‘과거에 머문 디자인’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18인치 휠과 고편평비 타이어는 실용성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최근 대형 SUV들이 대형 휠과 세련된 디테일로 무장한 흐름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 벤츠의 장인정신을 담았다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장 수작업 생산도 어쩌면 ‘불필요한 감성 소모’일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이 모든 요소가 현재의 디자인 트렌드와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G – STRONGER THAN TIME’이라는 웰컴 라이트 문구조차 오히려 낡은 구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정통성과 오리지널리티를 내세우는 건 좋지만, 이 모델이 젊은 층에게 갖고 싶은 차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시대는 바뀌었고, 소비자의 눈도 그만큼 진화했다.

실내 역시 올드 스쿨
매력? 혹은 한계?
실내로 들어가면, 감성은 더욱 짙어진다. 체크무늬 회색 패브릭 시트는 오프로더의 전통을 계승한다지만, 고급 SUV를 찾는 고객에게는 다소 촌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1 of 460’ 문구가 새겨진 센터 콘솔은 한정판임을 강조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3억 원의 가치를 설득하기엔 부족하다.
다행히 최신 편의사양은 빠지지 않았다.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 애플 카플레이, 부메스터 3D 오디오 시스템 등은 현대적 요소로 실내의 구색을 갖춘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는 여전히 ‘레트로’에 발이 묶인 인상이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어도, 세련된 고급 SUV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긴 어렵다.
벤츠는 이 차량을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왜 굳이?’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복고풍은 취향의 영역이지만, 그 취향에 3억 원을 쓸 만큼의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감성은 되살렸을지 모르지만, 시대감각은 놓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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