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중이던 ‘아이토 M7’
갑작스럽게 돌진했다
제동 시스템은 미작동

중국차 관련 결함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화웨이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의 중형 SUV ‘M7 Pro’가 중국 모터쇼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월 13일 랴오닝성 선양 산업전시관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전시 중이던 차량이 스스로 가속한 뒤 주변 전시 차량 4대를 들이받고 관람객 1명에게 부상을 입힌 심각한 사건이었다.
문제는 당시 차량이 ‘무인 상태’였다는 점이다. 운전석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고, 스티어링 휠이 심하게 꺾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전면부는 심하게 파손됐고, 사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의 무력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차, 특히 전기 SUV에 대한 신뢰도는 이번 사건으로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AEB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화웨이의 어이없는 해명
사고 직후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해당 차량이 전시 모드로 설정되지 않았고, 실수로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가속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시 운전석에 있던 사람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스티어링 휠이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는 상태였다고도 설명했다. 이같은 조건에서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 화웨이 측의 해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해명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량의 비상 시스템은 예외 상황에서도 작동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전시장에서의 ‘무인 폭주’는 기술 결함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해당 차량이 실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양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시회 측의 안전 관리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승 구역과 전시 구역의 물리적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장에선 제어되지 않은 차량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구조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기술 결함을 넘어 시스템 전반의 헛점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출시 48시간 만에 6,000대
M7 프로는 과연 어떤 차?
M7 Pro는 화웨이와 체리자동차가 협력해 만든 아이토 브랜드의 중형 SUV로, 출시 48시간 만에 6,000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하며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라이다 기반의 고가 ADS 시스템 대신, 카메라 중심의 비전 기반 보조주행 시스템(Qiankun 3.0 ADS 기본형)을 채택해 가격과 기능을 균형 있게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시스템은 고속도로와 도시 간선도로에서의 자동 항로 주행(NCA)을 지원하지만, 형제 모델인 M7 울트라에 탑재된 도심 자율주행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M7 Pro는 밀리미터파 레이더, 고해상도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을 갖춰, 첨단 기능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량으로 홍보돼 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해당 차량이 실제 주행 상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예외 상황’에서 기본적인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면, 소비자 신뢰는 단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전시장을 넘어 도로 위에서의 신뢰 확보가 지금의 중국차에 가장 필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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