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의 대장정
전설 속 차량의 부활
로드 러너와 재회하다

이 차가 재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는 베트남 전쟁이 발발했던 시대에서 시작해야 한다. 1968년 징집 통지서를 받은 열아홉 살의 헨리 테셰이라는 전쟁 속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계속해서 품고 있었다. 그가 꿈꿨던 차량은 당시 미국 머슬카 붐을 이끌었던 플리머스 로드 러너였다. 당시 워너 브라더스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을 가진 이 차량은 1968년 출시 이후 강력한 퍼포먼스로 주목 받았다.
그로부터 2년 후, 테셰이라는 1970년형 로드 러너를 운전하며 고국으로 돌아왔다. 로드 러너, 이는 그에게 이동 수단의 존재가 아니었다. 전장을 누빈 청춘과,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던 시간, 그리고 무사 귀환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로드 러너는 1991년을 끝으로 도로에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2012년부터 장장 12년에 걸친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에게 가장 특별했던 차는 76번째 생일을 맞아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머슬카의 황혼기 로드 러너
그 차가 그에게 남긴 기억
이 차량은 헨리의 아들 에런 테셰이라와 ‘Mopars5150’ 유튜브 채널의 협력에 의해 복원됐다. 1970년 6월 2일에 생산된 로드 러너의 기본 모델에는 383 큐빅인치 V8 엔진이 장착됐으며 4단 수동변속기는 3단 자동에 비해 희소성이 높았다. 특히 하드톱 모델 중 3개의 페달이 달린 수동 차량은 단 8,000대에 불과했으며 이 중 하나가 바로 테셰이라의 로드 러너였다.
플리머스 로드 러너는 머슬카의 황금기였던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까지를 대표하는 차량이다. 하지만 70년대 중반부터 머슬카 시장은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고 로드 러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연비 규제와 보험료 상승, 환경 규제 등이 겹치며 고성능 차량의 수요는 줄어들었다. 1970년형 로드 러너는 마지막 빛을 발하던 시기의 상징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복원 사례는 한 세대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리는 과정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차체는 완전히 분해됐으며 새로운 연료분사 시스템과 레이스 클러치가 장착되었다. Mopars5150 팀은 차량을 가능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면서도 현대적 기술을 조심스럽게 조화시켰다. 이 차량은 수많은 부품과 정성이 하나로 어우러진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가족의 역사와 사랑
그 가치를 되살리다
55년 만에 운전석에 앉은 테셰이라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수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 순간만큼은 1970년과 다르지 않았다. 전쟁의 기억, 가족의 사랑, 그리고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모두 담겨있는 이 자동차와의 재회는, 매니아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감동적인 복원 사례도 존재한다. 미시간에 거주하는 한 70대 노인은 젊은 시절 가족과 함께 여행했던 1969년형 포드 머스탱 마하 1을 40년 만에 다시 복원해 화제가 됐다. 차량은 오랜 세월 창고에 방치되어 있었지만 손자와 함께 부품을 하나하나 찾고 조립해 결국 원래의 색상과 사양 그대로 되살려냈다.
특히 복원 마지막 날 손자가 직접 차 키를 건네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로드 러너처럼 이 머스탱 또한 가족의 역사와 사랑이 담긴 추억의 산물이었다. 추억 속에 잠긴 다시금 도로 위를 달리는 장면과 기나긴 복원의 여정은 모든 영상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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