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출근길 시내버스
바퀴 빠짐 사고가 발생했다고
태만한 정비 실태가 부른 비극
출근길 시민들을 태운 시내버스. 이런 시내버스에서 뒷바퀴가 통째로 빠지는 충격적인 사고가 제주에서 발생했다. 차량은 도로 한복판에서 그대로 주저앉았고,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건 다름 아닌 정비 불량.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는 “이것이 바로 준공영제의 민낯”이라며 제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도는 매년 100억 원 규모의 정비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민간 위탁 운영이라는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와 부실 관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제주 사회 전반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00억 썼는데 바퀴 빠져..
시민단체, 정면 비판
사고는 지난 18일 오전 7시경, 서귀포시 남원읍의 5·16 도로에서 발생했다. 정상 주행 중이던 간선버스의 뒷바퀴가 돌연 빠지면서 버스는 그대로 도로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에 대해 제주버스공영화추진시민연대는 사고 직후 긴급 논평을 내고 “해당 사고는 예견된 참사였다”며,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운영 방식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사는 정비 규정을 무시하고, 노동자는 이를 지적해도 묵살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제주도는 매년 정비 예산으로 1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 실태는 여전히 엉망이며, 사고 당시 버스의 상태는 ‘정비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예산만 집행되고 현장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준공영제가 문제”
공영화 목소리 커져
시민단체는 문제의 본질이 ‘준공영제’라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고 본다. 노선 조정과 품질관리에 한계가 있고, 민간 업체가 실질적 운영권을 쥐고 있음에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 이유다. 그 결과 안전은 후순위로 밀리고, 사고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민연대는 “제주도가 도민들과 숙의 과정을 통해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민간 업체를 방문해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시찰’ 수준의 대응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철저한 실태조사와 책임자 처분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준공영제 자체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보조금이 특정 민간 기업의 경영 보전 수단이 되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버스 바퀴 하나가 빠진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닌 ‘제도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정부와 지자체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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