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경찰차로 등장한 슈퍼카
상상 초월하는 가격 공개
주인공은 혼다 NSX

일본 미에현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순찰에 투입될 경찰차가 일반적인 범주에 속하는 토요타 크라운이나 닛산 세드릭이 아닌, 혼다의 고성능 슈퍼카 NSX로 교체된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차는 국비로 구매된 차가 아니다. 개인이 직접 기증한 순찰차라는 사실이다. 기증자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이라고 한다.
그는 오랜 레이싱 마니아이자 지역 사회의 교통안전에 이바지하고자 이 차량을 기증했다. 차량은 약 2,500만 엔 (한화 약 2억 5,600만 원) 상당의 중고 혼다 NSX로, 경찰 전용 도색과 사이렌, 무전기 시스템 등이 추가로 장착됐다. 이 차량은 오는 8월 23일 개최 예정인 퍼레이드에서 의전 차량으로 첫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만약 해당 차량이 등장하면 모든 시선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581마력, 65.8kgf·m 자랑
초과속 추격 경찰차로 적격
이번에 미에현 경찰에 배치된 차는 혼다의 2세대 NSX 모델로, 일본 내수용 차량이다. 최고 출력 581마력, 최대 토크 65.8kgf·m의 성능을 자랑하는 이 차량은 원래 레이싱 트랙을 지향한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후면에는 경찰 마크와 경광등이 장착되었으며, 외관은 흑백 투톤 컬러로 마감되어 경찰차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당연하게도 혼다는 이 차량을 경찰차로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높은 퍼포먼스와 강인한 인상이 대중을 상대로 하는 교통 캠페인이나 행사에서 강한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아울러 초과속 차량을 추격하며 단속하기에 알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고속도로 순찰대로 한 브랜드의 차량이 투입되면, 기업으로서도 고성능 홍보 효과가 있어 서로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슈퍼카 경찰차, 처음은 아니다
다만 낭비 아닌 낭비 아닐까
일본 경찰이 슈퍼카를 경찰차로 운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닛산 스카이라인 GT-R BNR34, 마쯔다 RX-7 FD3S, 1세대 NSX 등도 예전부터 행사 차량으로 운용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민간인의 자발적인 기증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게다가 그 금액이 억 단위의 금액이라면 미에현에서 표창장이라도 수여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싶다.
다만 미에현 경찰은 이 차량을 일상적인 단속 업무보다는 교통안전 캠페인이나 대규모 퍼레이드 행사에서 사용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 역시 “지역민의 참여로 이뤄진 차량 기증은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상술한 바와 같이 괴물 같은 성능을 지닌 슈퍼카를 퍼레이드에 주로 사용하는 것은 낭비 아닌 낭비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의미로 봤을 땐 양날의 검
경찰 이미지 측면에선 긍정적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차를 단속용이 아닌 교육 및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향후 타 지역 경찰청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굳이 비싼 가격의 고성능 차종이어야만 그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려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NSX는 기증 차량이기에 국세 낭비라고 보긴 힘들어도 만약 국세로 구매한 고성능 차량을 상술한 추격 체포 활동에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 본래 성능을 묵히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경찰이라는 기관의 특성 상 강제와 규제가 조금씩은 가미될 수밖에 없는 요소지만 이번 NSX의 기증 사건은 경찰의 이미지를 참여와 설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퍼레이드에서 경찰차로 탈바꿈한 NSX가 등장할 그날, 시민들은 경찰차를 다시 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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