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시작은 여럿이서
일본 기업 없었음 어려웠다
이제는 뒤바뀐 서로의 위치

사자성어 중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다. 해당 사자성어는 가르침을 준 스승보다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더 낫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청출어람이라는 사자성어에 국산 완성차 업계를 투영해 보면 어떤 업체가 떠오르는가? 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 1인자인 현대차와 일본의 기업인 미쓰비스의 관계가 떠오른다. 

과거 국산 완성차 업체들은은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고, 단순히 자전거를 만들거나 자동차를 정비하는 기술에 그쳤다. 우리가 아는 현대차의 본격적인 시작은 1967년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이 당시 현대차는 미국과 일본 소재 기업들에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이에 대한 이야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유재희 기자


현대차의 시작은
포드와 함께였다

현대차는 1967년 정부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제조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때 당시 자체적인 자동차 생산 기술이 없던 현대차였기에 다른 제조사와 기술제휴를 맺어 생산하게 되었다. 이후 현대차는 명목상 포드와 기술 제휴를 맺은 것이고 사실상 포드는 당시 현대차를 아시아권 생산 기지라는 인식이 강했다.

현대차는 그때 자체적인 개발 능력도 없었기에 포드의 지시대로 당시 상황을 대처할 수 없었다. 결국 정주영은 포드와의 기술제휴를 중단하고, 빠르게 현대차가 살아 나갈 방법으로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기술제휴 당시 현대차는 첫 양산으로 포드 코티나를 제작했고, 현대차의 역할은 완전 분해 방식으로 생산과 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했었다. 그다음으로는 20M과 그라나다를 양산했으며, R 버스를 마지막으로 포드와 결별하게 된 것이다.

합작에 실패한 현대차
다음은 미쓰비시와

포드와 결별한 현대차는 단순히 조립 기술만 익혀놓은 상태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 자체적인 개발을 진행할 수 없었던 현대차는 포드 대신 손을 잡은 곳이 바로 미쓰비시였다. 미쓰비시에서 현대차는 라이선스 생산 방식으로 후륜구동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활용해, 한국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 포니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의 대표 SUV 모델인 갤로퍼 역시 미쓰비시의 라이선스 생산으로 제작되었다. 갤로퍼는 미쓰비시 자동차의 파제로 1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당시 코란도와 어깨를 나란히 놓였던 차량이다. 이후 현대차는 1990년대에 들어서야 자체 엔진 개발에 성공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미쓰비시와도 결별하게 되었다.


삼성자동차도
일본 기업의 도움받아

과거 국내 자동차 제조사였던 삼성자동차도 자체적인 자동차 생산과 개발 기술이 없었던 터라 1994년 닛산과 승용차 기술도입 계약을 맺고, 3년 뒤 첫 양산 모델 SM5를 출시하게 되었다. 당시 SM5는 닛산 세피로의 설계와 라이선스를 사와 일부 디자인만 변경해 생산한 차량이다. 이때 당시 1세대 SM5를 탔던 운전자들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튼튼한 세단이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꽤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삼성자동차는 희망찬 미래로 가길 바랐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IMF 외환위기 영향으로 1999년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2000년 르노가 르노삼성자동차로 매각되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속하게 된 것이다.


2010년대에 달라지는
국산차와 일본차의 상황

2010년 미쓰비시 자동차는 현대차그룹의 변속기 가격을 조사하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즉 미쓰비시 자동차가 기술 제휴를 했던 제자에게 부품을 공급받게 되든 상황이었다. 과거에는 국내 제조사들이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법조차 몰랐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는 국내 제조사들의 부품을 해외 제조사들이 구매한다는 것은 엄청난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1970년대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미쓰비시 엔진을 빌려 쓰던 상황이었지만,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2015년에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제조사로 우뚝 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 미쓰비시는 내수시장과 수출시장 모두 부진한 판매량으로 인해 신차 개발과 엔진 개발을 하지 못하고 하락세에 빠지게 되었다.


이제는 일본차보단
국산차가 우위

2020년대인 지금 미쓰비시는 흔적도 없이 현대차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상태가 되었고, 2010년 닛산에 인수되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 공장을 폐쇄하고, 2012년엔 네덜란드 공장도 문을 닫게 되었다. 사실상 모든 생산 거점이 정리된 시점에 더 이상 미쓰비시 자동차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취가 명확하지 않은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미쓰비시의 행보와 달리 순수 전기차를 내놓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는 즉 판매량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밖에도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과거 일본의 품질 못지않은 명성을 쌓아 나가고 있다. 과거 현대차의 스승이었던 미쓰비시가 이제는 제자의 그림자에 밀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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