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파일럿 악용 사례
전 세계적으로 증가
독일도 예외 없다

주행 중 잠들어버린 테슬라 운전자

갈수록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 덕에 우리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자동차 운전 역시 직접 할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 10여 년 전에까지만 해도 고급 차종에만 적용되었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은 이제 경차에서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현행 신차에 탑재되는 주행 보조 시스템은 자율주행 레벨 2에 해당해 운전자가 항상 주행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운전자들은 주행 보조 시스템을 켠 채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졸음운전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통법규 준수율이 높기로 유명한 독일에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정현 기자

독일 아우토반 / 사진 출처 = “The Independent”
테슬라 졸음운전 / 사진 출처 = “틱톡”

주행 중 낮잠 잔 운전자
경찰 정지 명령에도 불응

지난 3일(현지 시각) 독일 바이에른주 경찰청은 아우토반(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켜둔 채 잠들어버린 운전자가 경찰에 입건되었다고 발표했다. 때는 작년 12월 28일 정오쯤으로 아우토반 A70번 밤베르크에서 바이로이트 방향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차량이 이상 거동을 보이자 순찰 중이던 경찰이 이를 발견하고 정지 신호를 보냈다.

테슬라 차량은 정지 신호에 응하지 않고 시속 110km 속도를 유지한 채 계속 주행했으며 경적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해당 차량에 가까이 접근해 관찰하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완전히 놓고 운전석 등받이를 뒤로 한껏 젖혀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테슬라 헬퍼 / 사진 출처 = “Reddit”
테슬라 모델 Y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swiss made”님

15분 동안 졸음운전 지속
약물에 불법 부착물까지

경찰은 해당 운전자가 주행 보조 시스템을 활성화한 후 잠들었다고 판단하고 테슬라 차량과 거리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정지 신호를 보냈다. 이후 15분이 지나 잠에서 깬 운전자는 경찰 지시에 응해 차량을 세웠는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운전자는 약물에 취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으며 테슬라 차량 스티어링 휠에는 ‘헬퍼’까지 붙어 있었다.

헬퍼는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의 무게, 토크 변화를 감지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을 속이는 무게추로 엄연히 불법 부착물에 해당한다. 만약 주행 보조 시스템이 중간에 비활성화됐더라면 운전자가 잠들어 있는 동안 다른 차량이나 시설물에 충돌하는 등 대형 사고로 번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독일 경찰 / 사진 출처 = “The Drive”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운전면허 효력 중단
테슬라도 칼 뽑았다

경찰은 해당 45세 남성 운전자의 신원을 확보한 후 도로 교통에 위험을 초래한 혐의로 입건했다.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해당 운전자의 운전면허 효력은 중단된다. 한편 작년 9월에는 캐나다에서, 재작년 7월에는 국내에서 테슬라 운전자가 주행 보조 시스템을 켠 채 잠든 영상이 공개되어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테슬라는 헬퍼 등의 불법 장치를 스티어링 휠에 장착할 경우 주행 보조 장치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시스템을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하지만 완성차 제조사 차원에서 안전상의 빈틈을 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몰상식한 운전자들 사이에선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헬퍼와 같은 제품을 또 만들어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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