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 스토머 콘셉트카
시저 도어 탑재된 SUV
레인지 로버 스포츠의 근본

개인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가장 실험적이었던 것은 2000년대 초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전기차도 머나먼 미래의 기술로 생각되었으며, 특정한 대세 디자인이라 할 수 있었던 추세도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첨가된 콘셉트카들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과 달리, 당시에는 자동차 잡지에서 콘셉트카를 다수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과연 자동차 시장의 미래가 어떨지 가슴을 설레게 하고는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알아볼 랜드로버의 콘셉트카인 레인지 스토머는 여러 가지로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기준에서 다양한 첨단 기능이 적용되었으며, 특히나 디자인적으로 이것이 약 20년 전 차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레인지 스토머가 가진 몇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자.

오대준 기자

당시 기준으론 최신인 도어 개방 리모컨 / 사진 출처 = Youtube 'Top Gear'
당시 기준으론 최신인 도어 개방 리모컨 / 사진 출처 = Youtube ‘Top Gear’
시저 도어로 열리는 문 / 사진 출처 = Youtube 'Top Gear'
시저 도어로 열리는 문 / 사진 출처 = Youtube ‘Top Gear’

리모컨 통한 문 개방
심지어 시저 도어 적용

먼저 레인지 스토머는 버튼이 여럿 달린 키를 통해 작동이 가능하다. 물론 당시 기준으로 차량 리모컨이 드물었던 것은 아니다. 에디터의 가족이 과거 신차로 출고했던 1세대 싼타페도 당시에는 리모컨 키가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인지 스토머는 이를 통해 문의 개방과 하단부 디딤대도 작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독특했다. 물론 콘셉트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독특한 점은 아무리 콘셉트카라고 해도 SUV에서는 볼 수 없는 시저 도어가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문을 여는 시간은 약 10초 정도가 소모되어 사실상 의미가 없다 할 수도 있지만, 랜드로버가 상당히 오래된, 심지어 군용차를 제작하는 회사였음을 감안한다면 나름 획기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후에 양산형 라인업에 이 기술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이 모델은 다른 큰 의의를 하나 지니고 있다.

2004년 레인지 스토머 콘셉트카 / 사진 출처 = 'Motor1'
2004년 레인지 스토머 콘셉트카 / 사진 출처 = ‘Motor1’
2023년식 레인지 로버 스포츠 / 사진 출처 = 'Road & Track'
2023년식 레인지 로버 스포츠 / 사진 출처 = ‘Road & Track’

첫 ‘스포츠’ 명칭 사용
레인지 로버 패밀리의 시작

바로 랜드로버 역사상 처음으로 ‘SPORT’라는 명칭이 후면부에 레터링으로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레인지 로버가 당시부터 이미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평으로 높은 평가와 판매량을 보이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평범한 레인지 로버가 아니라 스포츠라는 명칭이 붙은 차는 레인지 스토머가 처음이었다.

이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훗날 레인지 로버 스포츠가 출시될 수 있었고, 다시 말해 현재 포드의 머스탱이 그러한 것처럼, 하나의 상징적인 모델이 곧 패밀리 라인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셈이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시저 도어 /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시저 도어 /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메르세데스 벤츠 SLS AMG의 윙드 도어 / 사진 출처 = 'CNET'
메르세데스 벤츠 SLS AMG의 윙드 도어 / 사진 출처 = ‘CNET’

멋 빼고는 단점 많은 시저 도어
네티즌 ‘디자인은 진짜 미쳤다.’

다만 시저 도어에 대해서는 실제 사용자들도 불편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으며, 안전상 측면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경우 문짝을 통째로 뜯어내지 않으면 탑승자의 탈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바 있다.

네티즌은 해당 모델에 대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콘셉트카라고는 하지만 2004년에 출시된 거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지금 레인지 로버랑 비교해도 촌스럽지 않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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