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내수 독점 구도
르쌍쉐 부활 바라는 목소리
가성비로 점유율 늘린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164만 4,709대의 국산차 중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무려 88.5%이다. 반면 이른바 ‘르쌍쉐’로 불리는 하위 3사 실적은 총 15만 8,523대로 수입 브랜드인 벤츠와 BMW의 합보다 적었다. 카플레이션, 기나긴 신차 출고 대기 기간 등 공급자 우위 시장 속 부작용이 관측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르쌍쉐의 부활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올해 역시 현대차그룹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신형 모델의 가격 인상속출하는 결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의 메리트 중 하나인 정비마저 부품 수급 이슈로 차질을 빚으면서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그 사이 언더독들의 반란은 지난해 토레스부터 시작되었고, 키워드는 ‘가성비’이다.

 김현일 기자

지난해 KG 돌풍의 시작
폭풍의 전학생 토레스

KG 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쌍용차는 지난해 7월 이후 실적 개선세가 매섭다. 만년 적자 회사에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난 모델은 중형 SUV ‘토레스다. 무난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 준중형과 중형 사이 틈새를 노린 포지셔닝과 2천만 원대에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은 국내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토레스는 공급망 이슈로 생산 차질을 빚었음에도 지난해 2만 대 이상 판매됐고, 올해 2월까지 실적에선 작년 베스트셀링 모델 쏘렌토에 앞서고 있다. KG는 출시 초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슈와 겨울 불거졌던 헤드램프 문제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전기차 토레스 EVX와 전기 픽업트럭 O100 등 후속 모델 출시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2,052만 원 파격 특가
4일 만에 1만 명 돌파

KG의 선전을 지켜보던 GM 한국사업장도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2일 국내 공식 출시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52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신형 트랙스는 동급 대비 큰 차체,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춘 것도 모자라 2,052만 원에 판매되는 최하위 LS 트림에는 오토홀드, LED 램프, 전동식 사이드미러 등 준수한 옵션을 고루 탑재했다.

제보에 따르면 출시 첫 주말 전국 쉐보레 전시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하는데, GM 한국사업장은 4영업일 만에 사전 계약 1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토레스에 이어 트랙스까지 흥행을 이어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가 가성비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주자인 르노코리아는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

갈 길 바쁜 르노코리아
내년 신차로 재기할까

지난 2월, 국내 완성차 5개 회사 중 르노코리아만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측되던 내수 절벽은 더 심화했는데, XM3와 QM6 등 주력 차종도 세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르노는 올해 이렇다 할 신차 소식도 없는지라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내년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2대 주주인 중국 지리그룹과 합작하여 내년 부산공장 생산을 목표로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개발 중이다. 신형 모델에는 볼보의 CMA 플랫폼과 지리그룹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르노는 디자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링크앤코, 볼보, 폴스타 등 유수 브랜드를 거느린 지리그룹의 스펙트럼이라면 그럴듯한 볼륨 모델을 뽑아내기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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