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테슬라는 정작 아이오닉 쳐다도 안 보는 현실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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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다. 지난해 테슬라가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기차 시장에 불을 붙였고, 올해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순수 전기차를 연이어 선보이며 흥행몰이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일 올라오는 기사를 보면 “테슬라를 씹어먹었다”, “대흥행 성공한 아이오닉 5의 뛰어난 상품성”과 같은 이야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정작 경쟁 상대라는 테슬라는 아이오닉 5를 신경도 쓰지 않는듯하다. 테슬라를 판매하는 현장에서도 “지금 주문이 밀려있어 아이오닉 5는 우리랑 큰 상관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아무리 아이오닉 5가 날고 기어도 테슬라는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전계약만 3만 대 이상
돌풍 기록한 아이오닉 5
현대차가 “타도 테슬라”를 외치며 공개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좋은 초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사전 계약으로만 3만 대를 넘게 판매해 올해 생산 가능한 물량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현재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아이오닉 5 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일단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살만한 국산 전기차를 기다리던 소비자들 역시 “드디어 살차가 생겼다”, “테슬라 한번 잡아보자”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행 가능 거리가 공개되면서 좋았던 분위기에 약간 찬물을 끼얹은 느낌이다. 롱 레인지 4륜 구동 20인치 휠 모델은 주행거리가 370km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독 테슬라와 비교하는
기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가 직접적으로 아이오닉 5의 경쟁상대를 지곡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아이오닉 5가 테슬라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출시 전부터 “아이오닉 5, 테슬라의 경쟁 상태가 될 수 있을까?” 와 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수십 번 보았을 것이다.

출시 이후에도 “아이오닉 5, 테슬라 흥행 견제 성공”, “역대급 돌풍 아이오닉, 테슬라 무너트리나”와 같은 기사들이 자주 올라왔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비슷한 모델 3를 포함해 최근 국내 시장에 선보인 모델 Y도 비교 대상에 포함된다.

실제 예비 오너들도
테슬라와 아이오닉 5를
비교하며 고민한다
기사뿐만 아니라 실제로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의사가 있는 예비 오너들도 테슬라와 아이오닉 5를 비교하며 고민하고 있다. 가격 역시 테슬라와 아이오닉 5가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전기차 동호회 분위기를 살펴보면 아이오닉 5 사전계약이 시작될 때만 해도 많은 예비 오너들이 “아이오닉 5 기대됩니다”, “테슬라랑 고민하다 계약했습니다”, “테슬라는 차가 안 나와서 아이오닉 5로 갑니다”, “이번엔 현대 한번 믿어봅니다”라며 아이오닉 5 계약 인증글들이 올라왔다.

“출고가 많이 밀렸습니다”
아이오닉 5와는 별개로
최고 실적 기록 중인 테슬라
아이오닉 5가 테슬라의 국내 일 년 치 판매량을 넘길 수준의 흥행을 이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테슬라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현장 영업 일선 분위기는 크게 문제가 없는듯하다. 테슬라를 판매하는 한 딜러는 “지금도 출고가 많이 밀려있다”라며 “고객들의 차량을 빠르게 인도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타사의 전기차 흥행은 사실 그렇게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테슬라는 매년 판매 실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판매량이 잠깐 주춤하긴 했지만, 이는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보조금 기준이 확정되자마자 테슬라 판매량은 다시 위로 치솟았다.

지난해 국내 매출 7,000억 원
1년 새 4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국내 매출을 살펴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만 7,200억 원에 달한다.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덕분에 테슬라 매출은 1년 만에 4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2019년 테슬라의 국내 매출은 1,809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9년도 20억에서 108억 원으로 늘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3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주인공 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올해 역시 큰 이변이 없는 한 테슬라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선택은 소비자들이 하는 거죠”
테슬라 관계자의 반응
아이오닉 5가 출시되어도 테슬라 판매량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테슬라 관계자들 역시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듯하다. 한 테슬라 관계자는 “현대 아이오닉 5의 흥행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냐”라는 질문에 “동향은 체크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지금도 출고가 많이 밀려있는 상황이고 신규 고객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각자의 장단점이 존재하며 선택은 결국 소비자들의 몫”이라며 “좋은 차를 선택하는 건 소비자들의 권리이니 꾸준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테슬라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AWD 롱 레인지 370km
주행거리 공개 후
테슬라로 넘어가는 아이오닉 5 계약자들
세부 스펙과 가격이 모두 공개된 현대 아이오닉 5가 테슬라를 현실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까? 지금 분위기로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펙이라고 할 수 있는 주행 가능 거리가 테슬라 대비 크게 떨어지는 것이 악재다.

현대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5의 환경부 인증 주행 가능 거리 수치는 AWD 롱 레인지 19인치 휠 기준 390km, 20인치 휠 기준 370km다. 그나마 주행거리가 긴 429km는 기본 사양인 롱 레인지 후륜구동 19인치 휠 모델 기준이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3 롱 레인지 4륜 구동 모델의 주행 가능 거리는 496km, 모델 Y 롱 레인지 4륜 구동 모델은 511km다.

더 강한 경쟁상대들도
곧 한국 땅을 밟을 예정
문제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더 강한 경쟁상대들이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유럽에선 이미 아이오닉 5를 훨씬 넘어서는 인기를 자랑하는 폭스바겐 ID.4가 내년 초 국내 출시 예정이다. ID.4는 테슬라 모델 3를 견제하는 전기차로써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제작된 모델이다. 아이오닉 5와 자연스레 경쟁상대로 이어지게 된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까지 올해부터 다양한 순수 전기차들을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상황.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아이오닉 5가 상품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물론, 아직까진 별다른 일이 없는 테슬라 판매량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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