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가 새롭게 연식변경에 돌입했다. 지난 1일, 현대차는 2021 베뉴를 출시한 지 9개월 만의 연식변경이다. 2022 베뉴는 험로 주행모드와 크루즈 컨트롤을 기본 장착하고, 소비자들의 선호 사양이 적용된 모던 플러스 트림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상품성에서 다소 향상을 보인 신형 베뉴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베뉴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도 시장에선 상당한 열풍을 일으키며 기대를 모았던 모델이 국내에서는 이처럼 시큰둥한 반응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수 에디터

첨단 기술 및 가성비로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베뉴는 현대차가 2019년 7월 국내에 출시한 소형 SUV 모델로, 기아 스토닉의 형제 모델이다. 베뉴는 국내에 출시되기 전, 인도 시장에 먼저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베뉴의 경쟁 차량으로는 티볼리의 염가판인 마힌드라 XUV300 정도였다.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베뉴는 어떻게든 관세를 낮춰 인도의 소형차 규격에 만족하도록 하였다. 인도의 소형차 규격은 전장 4,000mm 이하, 가솔린 1,200cc 이하, 디젤 1,500cc 이하에 맞춰 베뉴는 길이를 3,995mm로 축소하고 파워트레인은 1.2L MPI 엔진, 1.0L T-GDi 엔진, 1.4L 디젤 엔진 총 3종으로 구성하였다.

출시 후 베뉴는 기아 쏘넷과 함께 인도 시장에서 쏠쏠한 실적을 거두었다. 2019년 5월 23일 현지 출시 당시, 베뉴는 약 8일 만에 7,049대가 팔렸고 1주일 만에 사전예약 2만 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말, 2019년 12월에는 ‘2020년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2020년에는 현대차와 기아가 인도에서 큰 성과를 거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그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베뉴를 중심으로 인도 SUV 시장 점유율을 36.2%로 늘렸던 바 있다. 인도의 터줏대감인 마루티 스즈키의 SUV들이 22.9%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SUV 모델들이 인도 시장에서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러 첨단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음에도, 가격은 여러 경쟁사들에 비해 합리적이기까지 하니 베뉴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최근에는 현지 차량 누적 생산 1,000만 대를 돌파하며, 현대차 해외 법인이 누적 생산 1,000만 대를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인도에서 거두기도 했다.

국내에선 경쟁사 대비 작은 크기와
애매한 가격대를 지닌 베뉴
이처럼 인도 시장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던 모델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의문이 남는 모델이다. 2021년 상반기, 베뉴는 총 7,252대를 판매하며 국내 소형 SUV 시장 점유율은 8.3%를 기록했다.

21,952대를 판매하여 25.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셀토스와 10,633대를 판매하여 12.1%의 점유율을 기록한 트레일블레이저, 8,688대를 판매하여 9.9%를 기록한 니로, 8,086대를 판매하여 9.2%를 기록한 XM3의 다음이다.

2020년 판매 실적 역시 미미한 성적을 기록했는데, 1위는 역시나 기아의 셀토스이고 XM3와 코나가 그 뒤를 이었다. 베뉴는 17,726대를 판매하며 7.9%의 점유율로 7위를 차지한 수준에 그쳤다.

2021년에 접어들며 1열 통풍시트, 무선 업데이트 내비게이션, 모던 트림 LED 헤드램프 기본화 등의 옵션이 강화되어 새로운 연식으로 시장 경쟁에 재돌입하였지만, 인도 시장 내에서 보여주었던 위상을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다.

과연 베뉴가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차기를 끌지 못하는 요인은 무엇인 것일까? 먼저 국내 소형 SUV 라인업 중 작은 차급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현재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셀토스의 길이는 4,375mm이다.

셀토스의 뒤를 이은 트레일블레이저의 길이는 4,425mm인데, 베뉴의 길이는 4,040mm로 위 두 모델에 비하면 상당히 차이가 크다. 휠베이스 역시 셀토스는 2,630mm, 트레일블레이저 2,640mm이지만 베뉴는 2,520mm에 지나지 않기에 실내 공간에서 역시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신형 베뉴의 기본 사양 가격은 1,689만 원에서 2,236만 원으로 분포되어 있어 동급 차종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의 두 모델의 성능을 포기하면서까지 구매할 가성비 모델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베뉴의 디자인 역시 아쉬움으로 거론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성이 뚜렷한 베뉴의 디자인 역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결국 베뉴는 동급 셀토스에 비해 어느 하나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모델이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출시 임박한 AX1 역시
베뉴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네티즌들 역시 새롭게 연식변경에 돌입한 베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했다. 네티즌들은 “꼭 가격만 더 올리더라 더 싸져도 모자랄 상황에”, “차라리 경차가 낫지”, “너무 인도차스럽게 생겼다”, “페이스리프트가 시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베뉴에게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은 네티즌들의 무관심뿐이 아니다. 조만간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현대차의 새로운 경형 SUV 역시 소형 SUV 라인업 상에서 입지가 애매한 베뉴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베뉴의 시급한 해결 방안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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