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중국 맞춤형
‘AUDI’의 E5 스포트백
브랜드 정체성은 어디?

아우디가 4월 22일, 새로운 전기차 ‘E5 스포트백’을 중국 시장 전용 모델로 공개했다. 이 차량은 아우디 측과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손잡고 설립한 새로운 브랜드 ‘AUDI’의 첫 양산차로, 외형은 아우디의 클래식 모델을 재해석했지만 정작 브랜드 상징인 네 개의 링(포링) 로고는 사라졌다.
신차 공개 이후 중국 현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우디의 ‘정체성 포기’에 대한 아쉬움이 뒤따르고 있다. 기존의 독일 감성을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단지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모델을 위해 고유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희생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디자인은 아우디, 로고는 중국
AUDI E5 스포트백의 아이러니
E5 스포트백은 이름만 들으면 기존 아우디 라인업의 연장선으로 보이지만, 로고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전면부에서 사라진 포링 엠블럼 대신 ‘AUDI’라는 대문자 레터링이 적용됐으며, 글로벌 아우디 모델과의 정체성을 의도적으로 끊어낸 모습이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보다 중국 타겟 마케팅을 우선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외관 디자인은 아우디 RS6의 디자이너가 맡아, TT와 RSQ 등 과거의 명차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다. 전장 4,881mm, 전폭 1,959mm, 전고 1,478mm, 휠베이스는 2,950mm에 달하며,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히든 타입 주간주행등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전면부의 슬림 헤드램프는 세련된 이미지까지 가미됐다.
실내는 디지털화된 미래지향적 감성이 강조됐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전용 스크린, 액티브 쿨링 무선 충전,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등 최신 옵션이 대거 탑재됐으며, 중국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별도 개발됐다. 아우디가 중국 고객층의 디지털 감성에 얼마나 집중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퍼포먼스는 훌륭하지만
남겨진 것은 ‘단절감’
E5 스포트백은 퍼포먼스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100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중국 CLTC 기준 최대 770km 주행 가능하며,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10분 만에 370km를 주행할 수 있는 충전 성능도 갖췄다. 제로백 3.4초의 수치도 고성능 전기 SUV로서의 입지를 증명한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까지 적용되며, 후륜구동과 콰트로(사륜구동) 선택이 가능해 주행 안정성도 뛰어나다. 사양만 보면 글로벌 아우디 모델 못지않은 구성이나, 글로벌 시장 출시 가능성은 언급조차 없는 상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출시 가능성을 기대해 볼만 하다.
다만 아우디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판매 여부가 아니다.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4개의 링, 포링 엠블럼을 스스로 제거한 선택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아무리 지역 맞춤 전략이라 해도, 글로벌 브랜드가 자국 정체성을 이렇게까지 내려놓아야 했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향후 아우디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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