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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줘도 안 탄다”.. 경차 천국이라는 일본, 뜻밖의 이유 있었죠

황정빈 기자 조회수  

일본의 경차 (Kei-Car)
도심 주행에 최적화되었다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

사진 출처 = ‘Honda’

대배기량 엔진과 커다란 차체가 자동차의 미덕이었던 시절은 지나갔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더 작게, 더 똑똑하게’라는 철학 아래 경차 (Kei-Car) 문화가 꽃피고 있다. 특히 닛산 사쿠라와 같은 최신 경형 전기차는 실용성과 디자인, 그리고 도심 주행 최적화라는 측면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자원 부족과 경제 침체 속에서 등장한 경차는 교통수단을 넘어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로 자리 잡았다.

당시 정부는 극소형 자동차를 보급해 국민 이동성을 높이고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자 했고, 이는 고유의 경차 규격이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배기량 660cc, 최고 출력 64마력, 전장 3.4m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실용성과 세제 혜택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선택지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군다나 자동차를 구매하려면 차고지 증명이 필수인 일본에서는 경차만 한 선택지가 없는 것도 한몫한다.

사진 출처 = ‘Top Gear’
사진 출처 = ‘StanceNation’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
모든 연령에게 사랑받는 경차

현재 경차는 법적 혜택 외에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 대도시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한다. 좁은 골목에서도 거뜬히 회전하고, 전기차 모델의 경우 가정용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다. 예컨대 닛산 사쿠라는 8시간이면 완충할 수 있으며, 슬라이딩이 가능한 뒷좌석과 평평한 적재 공간으로 도심형 패밀리카로 자격이 차고 넘친다. 전고가 높은 박스형 모델도 많아 실내 거주성 측면에서도 불편함이 거의 없다고 전해진다.

이런 경차들의 장점은 그저 작고 귀엽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은 차체와 휠베이스에서 오는 날렵한 거동, 높은 연비와 보험료, 유지 관리비 등 경제성과 실용성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일본 내에서는 고급차 대신 경차를 고르는 중장년층이 지속해서 느는 추세며, 젊은 세대는 유튜브 콘텐츠로 경차 튜닝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 ‘Integrity Exports’
사진 출처 = ‘Electrive’

일본의 환경과 인프라
세계적 불황에 최고의 선택

경차 문화는 일본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교통 인프라 덕에 가능했던 측면이 크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크기가 작으면 저렴한 자동차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소비자들은 픽업트럭이나 SUV와 같이 크고 넓은 차량을 선호한다. 과거 스마트 포투처럼 초소형차로 미국 시장 진입을 시도한 사례는 존재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은 사막 지대를 오랜 시간 운전해야 하는 등 그들만의 특성이 있어, 적은 기통의 엔진과 소음은 운전의 피로감만 배가시킬 뿐이다.

그러나 세계는 점점 합리적인 소비와 과하지 않은 이동수단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일부 도심에서는 이미 경차의 효용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에서도 초소형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다. 일본 경차가 또다시 주목받는 건, 결국 필요 이상은 소비하지 않겠다는 철학에 대한 전 세계의 공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도 큰 지분이 있을 걸로 보인다.

사진 출처 = ‘Suzuki’
사진 출처 = ‘Drive’

각자의 라이프스타일 지킨다
똑똑한 소비 습관 만드는 차

그렇다고 해서 경차 문화가 일본의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의견엔 반대다. 자차를 운용하면서도 부담을 덜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지목된다. 게다가 일본은 예전부터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장치의 만듦새가 꽤 출중했기에, 경차라고 해서 조악한 품질을 보인다거나 과도하게 낮은 성능의 유닛을 탑재했다는 것은 큰 오해다. 작은 차체를 잊을 정도로 좋은 공간 활용도와 꽤 경쾌한 초반 세팅은 차급을 잊게 해줄 것이다.

과거에는 경차가 경제 회복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은 상징으로 진화했다. 언젠가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도 큰 차를 사는 것만이 미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런 작고 스마트한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흐름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사실 현재 일본 내수에서 판매되는 차종을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적용한다고 해도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젠가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힐 때가 온다면 더 제대로 된 공략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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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빈 기자
Hwangjb@auto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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