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맞춰 줄 선다?
인천공항 지역 배차제
승객과 택시 모두 불편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승객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겪는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로 지역 배차제 때문이다.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행선지에 따라 해당 지역 택시만 탈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강남으로 가는 승객은 서울 택시, 인천으로 가는 승객은 인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이는 지역별 택시 요금 체계에 맞춘 배차 방식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승객과 기사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공항에서 수요가 많은 서울행 택시는 긴 대기 줄이 생기고 다른 지역 택시는 손님이 없어도 움직일 수 없다. 행선지를 미리 물어 해당 택시 승강장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지만 외국인을 포함한 승객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구조로 받아들여진다. 택시 기사들도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택시 부족한 서울행
남아도는 다른 지역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는 지역별로 나뉜 택시 승강장이 운영 중이다. 서울, 인천, 경기 각 지역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지정된 승강장에 정차하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건 이 시스템이 승객의 이동 편의를 오히려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행 승객이 몰리면 해당 택시가 부족해 오랜 대기시간이 발생하지만 바로 옆 인천이나 경기행 택시는 손님이 없어 공차로 서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각 권역별로 배정된 대기 순번을 기다리며 실제 승객을 태우지 못한 채 몇 시간씩 허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서울 택시 기사들은 승객이 많아도 배차 제약으로 인해 제대로 된 운행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최대 4~5시간씩 대기만 한다”라는 기사들의 하소연은 개인 불만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보여진다는 목소리다.
지금처럼 지역별로 택시를 나눠 운행하게 하는 방식은 공항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행선지를 기준으로 승객을 가르는 시스템은 사실상 수요와 공급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이는 승객의 택시 탑승 기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배차 목소리 높다
지자체 간 이해충돌 문제
지역 배차제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별 요금 체계 때문이다. 각 지자체마다 기본요금과 거리 요금, 심야 요금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합할 경우 요금 기준을 새로 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요금 단가가 높은 지역의 택시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택시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율 선택제 도입 논의가 나오자, 일부 지자체 택시조합이 즉각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승객 편의를 위해 현재의 지역 배차제를 자율 선택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택시 기사들이 원하는 노선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택시 공급을 유연하게 만들어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별 수입 구조와 택시 면허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얽혀 있다는 이유로 단기간 내 통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공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춘 별도 요금 체계와 배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의 승객이 몰리는 국제공항인 만큼, 현재의 복잡한 구조를 유지하기보다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