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라도 이 가격은 좀.. 돈이 남아 돌아도 안 산다는 ‘이 차’

오픈톱 SUV로 변한
1995년식 레인지로버
예상 가격은 1억 이상

사진 출처 = ‘RM Sotheby’s’

클래식카 시장에서 상상조차 어려운 기괴한 레인지로버 한 대가 등장했다. 1995년식 레인지로버를 베이스로, 지붕과 도어를 모두 들어낸 오픈톱 SUV가 6월 3일까지 경매에 출품된다. 범상치 않은 생김새와는 달리, 그 예상 낙찰가는 무려 최대 1억 7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차는 누가 봐도 평범한 레인지로버가 아니다. 벤츠 G클래스나 포르쉐 카이엔처럼 해변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급 SUV와는 차원이 다르다. 독일의 커스터마이징 명가 ‘스타일링 개러지(Styling Garage)’가 손수 개조한 이 모델은, 단 한 번의 등장만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독보적 존재감을 갖췄다. 영화 세트장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은 보는 이에게 충격과 호기심을 동시에 안긴다.

사진 출처 = ‘RM Sotheby’s’
사진 출처 = ‘RM Sotheby’s’

지붕·도어 삭제한 괴작
그러나 정교한 설계

이 차량은 1995년식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기본 휠베이스와 섀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차량 외곽의 구조는 대폭 변경됐다. 지붕과 양쪽 도어를 아예 제거하고, 오픈탑 SUV로 새롭게 탄생시킨 이 차는 일반적인 개조차와는 확연히 다른 품질을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은 V8 4,000cc급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오리지널 모델 그대로의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실루엣 덕분에 단순한 클래식 SUV를 넘어선 예술품으로 평가받는다. RM 소더비는 차량의 상세 제원을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시 사진에서 확인되는 완성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외관 디자인은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비율과 마감 품질은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다. 내부 구성은 거의 순정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낸 간결함이 오히려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차체 후미의 마감이나 시트 배치 등을 보면, 단순히 철판을 자르고 용접한 수준을 넘어선 수준 높은 수공예 감각이 느껴진다.

사진 출처 = ‘RM Sotheby’s’
사진 출처 = ‘RM Sotheby’s’

세상에 단 하나
가격은 의문 가득

이번 차량은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3일까지 캘리포니아 코스타 메사에서 열리는 RM 소더비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예상 낙찰가는 10만 ~ 12만 5천 달러(한화 약 1억 3천만 ~ 1억 7천만 원)로 추정되며, 스타일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과한 금액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해외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온 반응은 대체로 ‘이건 너무했다’는 분위기다. “지붕 없는 차를 왜 저 돈 주고 사느냐”, “차라리 클래식 벤틀리나 애스턴마틴을 사겠다”는 냉소적인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걸 레인지로버라고 불러도 되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시선은 확실히 끈다. 레인지로버가 가진 브랜드 가치와 스타일링 개러지의 희소성이 결합된 작품인 만큼, 클래식카 수집가에겐 꽤나 매력적일 수 있다. 전 세계에 단 한 대뿐인 형태라는 점에서 상징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중 입장에서는 ‘정신 나간 가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차가 경매장에서 얼마에 낙찰될지,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커스터마이징 시장의 트렌드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김선욱 기자 Kimsw@auto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