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현대차는 소형 세단인 엑센트를 단종하고 코나보다 작은 SUV 베뉴를 출시했다. 시판 당시 “높은 모닝”이라는 등 놀림을 당하기도 했지만 나름 독자적인 수요를 형성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현대차가 발표한 목표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렇다면 출시 1년가량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여러 가지 관점으로 봤을 때 성공했다고, 또는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다. 왜 베뉴를 성공과 실패 두 가지를 함께 말할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출시 1년가량이 지난 베뉴의 근황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지난 1년간
베뉴 판매량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팔린 베뉴의 양은 총 26,756대다. 현대차가 발표한 1년에 1만 5천 대 판매량보다 1만 1천 대가량 더 많이 팔았다. 평균 월 판매량은 2,229대다.

현대차가 세운 연간 1만 5천 대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엑센트가 1년 5천 대, 월평균 500대도 팔지 못한 것에 비하면 후속 모델 베뉴는 엑센트보다 성공한 셈이다.

틈새시장 공략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
현대차는 1인 가구 비중이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해 코나보다 작은 초소형 SUV 베뉴를 국내에 출시했다. 마케팅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혼라이프 SUV’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그리고 베뉴를 구매하는 주 수요층은 대체로 차를 처음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초보운전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이러한 점을 노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를 전 트림 기본 사양으로 넣었고, 중간 트림 모던부터 후측방 충돌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를 39만 원에 추가할 수 있도록 안전 사양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작은 차체 크기 내에서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넓혔으며, 차를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장 상품도 수요 창출에 한몫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적외선 무릎 워머를 비롯해 스마트폰 IoT 패키지, 반려동물 패키지, 오토캠핑용 에어 텐트, 투톤 루프를 통한 총 21가지의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중앙일보)

또한 베뉴는 해외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인도 현지 공장에서 국내 판매용보다 크기를 줄인 베뉴를 생산하고 있으며, 해당 물량은 인도 내수용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생산한 베뉴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2019년 5월 출시 이후 12월까지 인도에서 9만 5천 대가 판매되었으며, 2020년 올해 인도의 자동차에 선정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1만 3천 대가 해외로 수출되었고, 인도에서 생산된 베뉴도 1만 대 넘게 남아공 등 해외로 판매되었다. 신흥공업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베뉴만 한 가성비 좋은 차가 없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경쟁 모델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베뉴가 국내에서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소형 SUV 판매량을 살펴보면 셀토스가 1만 6,737대, XM3가 1만 6,614대, 코나가 1만 277대, 트레일블레이저 5,750대, 티볼리 5,667대를 판매한 데 반해 메뉴는 5,474대를 판 것에 그쳤다. 다른 소형 SUV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편이다. 그래도 트랙스, 스토닉보다는 많이 팔리긴 했다.

심지어 친환경 파워 트레인만 있는 니로보다 1,300대가량 덜 팔렸으며, 소형 SUV에 밀려 인기가 낮아진 경차들보다도 적게 팔렸다. 애초에 현대차가 베뉴의 판매량을 1년에 1만 5천 대 정도로 적게 잡긴 했지만 판매량이 낮아 수익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은 편
베뉴의 인기가 다른 소형 SUV보다 낮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시작 가격은 1,473만 원이지만 이는 수동변속기 기준이며, 국내 소비자가 사실상 필수적으로 선택한다는 자동변속기 모델은 1,620만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100만 원에서 300만 원가량을 더 투자하면 살 수 있는 더 큰 차가 많다. 베뉴보다 더 큰 소형 SUV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K3을 노려볼 수 있다. 특히 준중형 SUV보다 더 크다는 XM3의 경우 1,763만 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옵션은 많이 선택하지는 못하겠지만 실내 공간을 생각하면 훨씬 이득이다.

참고로 엑센트 자동변속기가 1,297만 원부터 시작했었다. 후속 모델 출시를 통해 가격을 320만 원을 인상시킨 셈이다. 현재 베뉴에는 1.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는데 차라리 1.4 가솔린을 넣어 가격을 좀 더 낮췄으면 인기가 더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 모델 대비
부족한 편의 사양
베뉴는 풀옵션을 선택해도 편의 사양이 부족하다. 모닝에도 있는 통풍 시트나 요즘 웬만한 자동차에 다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보조가 없다. 이외에도 4륜 구동이 없으며, 내장재도 플라스틱과 우레탄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아반떼 최상위 인스퍼레이션의 가격이 2,453만 원이다. 베뉴 풀옵션 가격과 200만 원가량 차이 나지만 옵션은 하늘과 땅 차이다. 베뉴보다 더 많은 ADAS, 더 고급스러운 내장재, 디지털 계기판과 더 큰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BOSE 프리미엄 사운드, 디지털 키 등 다양한 고급 사양들이 포함되어 있다.

즉 다른 SUV와 비교하면
애매한 포지션에 있다
즉 종합하자면 베뉴는 다른 SUV와 비교하면 애매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이 아니며, 편의 사양은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옛날부터 큰 차를 선호해 왔다. 비슷한 가격이면 더 큰 차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베뉴 살 돈에서 조금만 더 보태면 베뉴보다 훨씬 큰 셀토스나 트레일블레이저, XM3, 아반떼를 구매할 수 있다. 옵션 사양도 이쪽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로부터는 외면받는 편이며, 렌터카 등 실용적인 구성에 적합한 편이다. 한 방향으로 바라보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면 실패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베뉴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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