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일보)

대기업 총수들은 어떤 차를 탈까? 많은 사람들은 부유한 만큼 소유하고 있는 차들도 많을 것이고, 그 라인업이 상당히 화려할 것으로 예상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삼성전자 고 이건희 회장도 소문난 자동차광이였으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슈퍼카나 럭셔리카 등을 무려 100대 이상 소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떨까? 공식 석상에서 국산차를 타고 오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었으며, 얼마 전 이건희 회장의 빈소에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와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운전한다는 팰리세이드의 정체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사진=조선일보)

3.8리터 가솔린 모델
중고차를 구입했다
지난 25일,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에 이재용 부회장이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온 사실이 알려지며 크게 화제가 되었다. 삼성 총수 일가가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고 자동차를 직접 몰아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뒷좌석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자녀가 타고 있었다고 한다.

재벌 총수가 직접 운전해 온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팰리세이드 정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삼성 관계자는 “해당 팰리세이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적인 용도로 타고 다녔던 개인 차량으로 회사 법인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보험개발원)

심지어 신차를 구입한 것이 아닌 중고차 매장에서 사 온 것이라고 한다. 보험개발원의 중고차 사고이력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2019년 5월 16일에 최초로 등록되었으며, 동년 10월 30일 중고차 상사에 매각, 동년 11월 7일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해당 차량은 과반수가 선택하는 2.2 디젤이 아닌 3.8 가솔린 모델이라고 한다. 해당 모델은 3.8리터 V6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대출력은 295마력, 최대토크는 36.2kg.m를 발휘한다. 전륜구동 모델인 만큼 315마력, 40.5kg.m에서 디튠되었다. 연비는 8.9~9.6km/L이다

출고 지연으로 인해
중고차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
구입 당시 등록된 지 6개월 정도 되었으며, 주행 거리는 8,444km였다고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고차를 구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출고 대기 기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중고차로 눈을 돌린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차를 구입할 시점에는 팰리세이드 출고 지연 문제가 심각했다. 예산보다 높은 인기와 더불어 미국 수출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도할 물량이 부족했다. 당시 계약하면 출고까지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웬만한 수입차보다 대기 기간이 더 길었다.

그렇다 보니 긴 대기 기간 대신에 바로 출고가 가능한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렸던 소비자들도 많았다. 당시 팰리세이드는 중고차 중에서 가장 빨리 판매되었으며, 평균 판매 기간 16.5일로 조사되었다.

거기다가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싸다. 올해 9월 기준, 2만 km를 주행한 2019년식 팰리세이드의 중고차 잔존가치는 102.1%다. 증산으로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차보다 높은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참고로 2019년식, 2만 km를 주행한 국산차의 평균 잔존가치가 87.4% 정도다.

출고 대기 기간 외에도 가성비를 따져 팰리세이드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수입 모델인 익스플로러와 트래버스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옵션이 풍부하고 실내공간이 넓어 가성비가 훌륭한 대형 SUV이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의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팰리세이드를 타고 나타난 데에는 현대차의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때 삼성은 다시 완성차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현대차와 묘한 긴장관계를 만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완성차 사업에 재진출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삼성은 전장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현재 삼성 SDI는 BMW나 아우디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중앙일보)

지난 5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을 삼성 SDI 공장에 초청해 배터리 기술을 소개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과 관련된 전장 부품 협업을 제안했으며, 지난 7월에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이재용 부회장이 답방 차원에서 정의선 회장과 만남을 가져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두 번의 만남 이후로 앞으로 삼성SDI가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주목받는 자리에 팰리세이드를 타고 간 것은 현대차와 협업을 상징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차를 구입한 시기가 지난해 11월이고, 두 총수의 만남은 올해 5월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용주의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이번 팰리세이드 운전이 평소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감하게 계열사 인수합병과 매각, 지배 구조 재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삼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화학 계열사 일부를 롯데와 한화에, 방산 계열사 중 일부를 한화에 매각했다.

외형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류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을 건립했으며, 삼성 SDI는 자동차 배터리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삼성전자도 전장사업 팀을 신설하고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과 시너지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그 외에도 불필요한 의전이나 허례허식도 최소화했다. 업무용 전용 항공기와 헬기를 모두 대한항공에 매각하고, 해외 출장 시에는 전용기가 아닌 일반 민항기를 이용하는 편이다. 또한 수행원을 따로 두지 않고 홀로 짐을 꾸려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초 신라호텔에서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열렸던 신년하례식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각 계열사를 돌며 새해 경영계획을 보고받는 것으로 대체했다.

지난 3월에는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 선포식’을 통해 조직문화를 새롭게 바꾸기로 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문화를 개선해 업무 생산성을 제고했다. 팰리세이드를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사진=조선일보)

업무용으로는 주로 국산차
사적으로는 수입차 보유하기도
팰리세이드 외 이재용 부회장이 탄 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6년부터 9년 동안 업무용으로 에쿠스를 이용했으며, 이후에는 에쿠스를 정리하고 쌍용 체어맨 W로 교체했다. 그리고 EQ900을 추가로 구입하고 올해 체어맨을 매각했다.

(사진=연합뉴스)

공항 이동 등 동선 노출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기아차 카니발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 자가용으로는 앞에서 언급했던 팰리세이드를 이용한다. 이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본받을 만하다”, “검소하다”, “수입차를 타는 나는 반성해야 한다” 같은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한편 팰리세이드 외 개인 자가용으로는 수입차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부가티 베이론 슈퍼스포츠, BMW 6시리즈, BMW X5, 아우디 A8L, BMW I8, 애스턴 마틴 등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과는 달리 차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행보를 보인 적은 거의 없으며, 지금도 이 차들을 소유하고 있는지, 매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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