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판매하는 수입차
그런데 직수입으로 사는 이유는?
올해 유독 수입량 줄었다
흔히들 ‘병행수입’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자동차를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엔 중고차도 있고 수입차도 있는데, 말 그대로 정식 수입된 모델이 아니라 개인 또는 업체가 직접 해외에서 차를 수입해온 것을 의미한다.
병행수입 자동차는 대부분 제조사 공식 AS가 되지 않으며, 수입업자들이 가져오는 매물이 대부분이라 그들도 돈을 벌기 위해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한다. 규모가 큰 병행수입 업체는 자체 서비스 망을 구축하여 사후관리에도 문제가 없음을 내세우는데, 올해는 유독 병행수입 자동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차를 병행수입으로 구매해서 타는 소비자들은 왜 그러는 걸까?
글 박준영 편집장
정식으로 판매하는 에스컬레이드
ESV 모델은 ‘병행수입’만 존재
매년 병행수입 모델 리스트를 살펴보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차는 다름 아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다. 이 차는 분명 국내에 정식 캐딜락 딜러사에 방문해 구매할 수 있는 수입 차인데 왜 병행수입으로 차를 사는 걸까? 정식에선 스탠더드 모델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ㅠㅠ 구매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롱바디 ESV 모델을 원하는데, 정식에선 이를 구매할 수 없으니 직수입 차를 찾게 되는 것이다.
직수입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자들 역시 이런 수요가 있기에 에스컬레이드 롱바디 모델을 전문적으로 수입해오곤 한다. 같은 이유로 링컨 내비게이터 역시 정식보다 직수입 롱바디 모델 수요가 더 많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는 1억 넘는 고가 자동차에 대한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좋은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미국 픽업트럭의 자존심
포드 F150
현재 한국에서도 매우 다양한 픽업트럭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픽업을 이야기할 때 포드 F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매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이기도 한 포드 F시리즈는 랩터 모델 기준 직수입 신차가 1억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지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차를 구매했다.
왜냐하면 정식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며, RAM이나 실버라도 같은 다른 선택지도 있지만 F150 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F150보다 더 큰 F250이나 F350 모델도 소량 수입이 되긴 했지만, 대부분 수요는 F150에 몰려있다.
F150이 진부하다면
닷지 RAM 1500
F150이 너무 많이 보이고 유명해서 지루하다면 RAM 1500으로 눈길을 돌려볼 수 있다. 포드 F시리즈의 라이벌인 이 자동차는 RAM 트럭 특유의 다부진 디자인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미제 픽업트럭 3대장을 이야기할 때 F150, 실버라도와 함께 꼭 언급되는 모델인데, 셋 중 승차감이 가장 좋은 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랩터로 과격한 오프로드를 즐길 것이 아닌, 데일리로 타고 다니는 픽업트럭을 원한다면 RAM 1500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RAM의 오프로드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이 영역은 취향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 미지원 옵션 추가 가능”
포르쉐도 직수입한다
한국 판매량이 엄청난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 역시 병행수입되는 모델이 꽤 많은 편이다. 포르쉐는 정식 딜러망이 잘 갖춰져있는데 왜 병행수입을 하는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포르쉐 인기 모델들은 계약을 하더라도 기본 1~2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병행 수입으로 들어오는 모델은 돈만 지불하면 곧바로 차를 인수해서 탈 수 있기 때문에 차를 빨리 타고 싶은 사람들은 병행수입을 선택한다.
그리고 한국에 판매하는 모델에는 지원하지 않는 특별한 사양들을 추가할 수 있는 메리트도 존재한다. 일부 병행수입 업체들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는 차를 찾아서 수입해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비용은 정식보다 비싸지만 남들과는 다른, 조금 더 특별한 차를 찾는 사람들이 이를 선호한다. 주로 911의 스페셜 모델이나 파나메라의 직수입 비율이 높다.
펀 드라이빙의 정석
마쯔다 MX-5
병행수입 인기 차종 중 또 다른 하나는 마쯔다 MX-5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바로 수긍할 테고, 그렇지 않다면 “이게 왜 인기가 많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2인승 경량 후륜 로드스터인 MX-5는 출력이 높지 않지만 운전 실력을 기르기에 최적화된 자동차로 유명하다.
로드스터이기 때문에 오픈 에어링의 매력도 느낄 수 있으며,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자동차이기 때문에 운전을 즐기는 드라이버라면 살면서 꼭 한 번쯤 타봐야 할 자동차로 손꼽기에 손색이 없다. 딱 한 가지 단점은 일본 차라는 것이다. 국산차에도 이런 선택지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MX-5, 마니아들에겐 미아타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이 자동차 역시 올해는 수요가 거의 없어 직수입 물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