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살아남은 현대차, 미국이 급하게 바꿔버린 전기차 보조금 조건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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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뜨거운 감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자그마한 희망 생겼다

기아 EV6 미국 수출형 / 사진 출처 = “Autoblog”

미국 정부가 작년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혼란에 빠트렸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나 주요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미국 완성차 업계와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둔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은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에 현대차는 당초 2025년으로 목표했던 미국 전기차주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 시기를 1년 앞당겼으며 우리 정부와 협력해 미국 정부에 IRA 개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우리나라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은 해외 완성차 업계 및 외신으로부터 주목받았으며 미국 수입 자동차 협회, EU 통상 장관도 목소리를 보태기 시작했다. 결국 최근 미국 정부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한발 양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현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 출처 = “CNN”
사진 출처 = “서울신문”

추가 발표된 지침
리스는 혜택 대상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작년 12월 29일(현지 시각)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에 관한 추가 지침을 발표했다. 특히 전기차를 포함한 상업용 친환경차와 관련해 자주 하는 질문(FAQ) 형식으로 해당 내용을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납세자가 과세 연도 중 납세자의 사업을 위해 ‘적절한 상업용 친환경차’를 구매해 사용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침을 추가했다. 대신 납세자는 차량을 사업용으로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무부는 적절한 상업용 친환경차의 조건으로 재판매 목적이 없는 납세자의 사용이나 임대 목적으로 구매할 것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 미국 딜러십 / 사진 출처 = “Lashkar”
현대 아이오닉 5 미국 수출형 / 사진 출처 = “Top Electric SUV”

“우리 의견 반영됐다”
리스 비중 확대할 듯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리스 차량이 신규 포함된 건 한국 측의 의견이 미국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었다는 뜻”이라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이번 추가 지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향후에도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겠다”며 “우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IRA로 인한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리스 차량의 비중은 5%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 차량의 비율이 크지는 않지만 현지 판매 실적에 미칠 영향력은 무시 못 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라면 리스 판매 비중을 두 자릿수 비율까지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기아 EV6 미국 수출형 / 사진 출처 = “Business Insider”
현대차 앨라베마 공장

인수형 리스는 제외
아직 과제 남았다

다만 사실상 판매에 해당하는 인수형 리스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통상적인 차량 수명의 80~90% 기간에 달하는 장기 리스 계약 종료 후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적어도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타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된 만큼 현대차그룹은 미국 재무부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IRA 내용 가운데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의 개정 사안이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현지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 중인 현대차가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당 정의를 완화하거나 규제 시행을 3년 유예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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