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보이는 ‘폐차’급 차량
운행 자체가 불법이라고?
처벌 기준, 과태료 살펴보니
차주들 사이 ‘세금 뜯으려 작정했다’ 말 나오는 법이 하나 있다고 한다. 차를 아끼는 사람이라면 남들은 알아차리지도 못할 작은 흠집이 나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문콕 자국이라도 생겼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잡아내고 수리까지 완벽하게 마쳐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 이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운전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오래된 차량의 경우 가벼운 흠집이나 문콕 흔적 정도는 고치지 않고 타는 차주가 많다. 이러한 운전자가 접촉 사고를 당할 경우 큰 피해가 없다면 그냥 보내주는 선의를 베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심각한 파손에도 그대로 운행했다간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살펴본다.
수리비 아껴봤자 의미 없다
운행에 지장 미치는 기준은?
간혹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이런 모습의 자동차들,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운행 자체는 가능한 듯하지만 파손이 심각해 위화감을 조성하는 건 물론 안전상으로도 무슨 일이 벌어질까 불안해 보인다. 방금 사고가 났거나 수리비 절감을 위해 그대로 뒀거나 차주 입장에서는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동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조 및 장치가 안전 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이하 자동차 안전 기준)’에서 벗어나면 운행할 수 없다. 가벼운 손상 정도야 그대로 둬도 문제없지만, 운행에 지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파손이 크다면 아예 운행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적발돼도 기회 한 번은 준다
무시했다간 거액의 과태료
이와 연관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야간에 번호판을 비추는 번호등, 후미등을 비롯한 등화류, 차체 및 차대 등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굳이 파손 상태가 크지 않더라도 한쪽 헤드램프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운행하는 것 역시 불법이며,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
차량의 어떤 부분이 규정을 벗어났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데, 어지간해선 적발되더라도 과태료를 당장 낼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관할 행정관청에서 차주에게 원상복구 통지서를 보내기 때문이다. 통지서에 적힌 기간 내로 원상복구를 마치고 소명 자료를 제출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원상복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자동차 관리법 제84조에 의거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누구든 처벌 대상 될 수 있어
차량 정기 점검 생활화해야
실제로 지난 2023년에는 국내 한 스포츠 아나운서가 파손된 차량을 몰고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린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A씨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주차 중 실수로 기둥에 부딪혀 사이드미러가 파손된 사진을 올렸다. 이후 도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추가로 올리며 “왼쪽 사이드미러가 이렇게 소중한 거였다”. “목숨 내놓고 강변북로 달렸다”고 전해 논란이 됐다. 명백한 불법 행위지만 처벌 여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무지로 인해 불법 행위를 당당하게 드러낸 사례지만 누구든 비슷한 문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상기한 헤드램프, 브레이크등만 해도 차에 한동안 관심을 쏟지 않았다면 고장 사실조차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떠한가? 이래도 해당 법안이 ‘세금 뜯으려 작정한’ 법안인가? 제조사에서 규정한 정기 점검 주기에 따라 평소에도 등화류를 비롯한 차량 점검을 생활화하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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