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한 인도 공장
엔진 900개 도난 사건?
단순 절도가 아닌 수준

기아 인도 공장에서 믿기 힘든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현지 언론과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펜우콘다(Penukonda)에 위치한 기아 공장에서 약 900개의 자동차 엔진이 조직적으로 도난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은 정기 내부 감사 과정에서 적재 수량과 실 재고가 맞지 않다는 점이 포착되며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졌다.
놀라운 점은 이 도난 사건이 단기간의 돌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아는 무려 5년간 이 같은 도난이 이어졌다는 정황을 파악했으며, 이 기간 동안 약 900개의 완성 엔진이 외부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해당 사건은 단순 절도를 넘어, 조직적인 내부 공모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내부 직원 가담한
조직적인 범행
수사를 맡은 현지 경찰은 기아의 전·현직 직원 일부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했다. 현재 최소 3명 이상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며, 이들은 부품 이동과 출하 과정에서 자재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절도를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류 시스템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던 내부자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관리 부실’이 아닌 ‘보안 실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아 입장에서도 체면을 구긴 셈이다.
엔진은 자동차 생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자 고가의 자산이다. 이번 사건은 기아의 보안 시스템이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다국적 제조 기업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수년간 고가 부품이 연이어 사라졌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기업의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 관리 체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아 측은 해당 사건이 일부 재고 부품에 한정된 것으로, 완성차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부품 도난을 넘어, 향후 투자자 신뢰, 브랜드 이미지, 현지 협력 네트워크 등 여러 방면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인도 시장에서 주요 생산 기지로 자리 잡은 펜우콘다 공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기아의 위기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생산 차질은 없다지만
신뢰 회복 시급한 상황
기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며 사건의 전모를 규명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 조치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제조 공장의 신뢰는 일단 흔들리고 나면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린다. 특히 해외 생산 거점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평판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아는 최근 전기차 및 글로벌 신차 출시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빠른 확장과 높은 생산성 이면에는 관리의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도와 같은 대규모 생산기지를 운영하면서도 체계적인 감시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점은, 향후 타 공장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아는 지금껏 기술력과 디자인을 앞세워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명성에 걸맞은 ‘운영의 신뢰성’까지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사태가 단지 ‘엔진 절도 사건’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구조적인 변화와 투명한 대응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과 제품만큼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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