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타트업 비닐레의
레인지로버 클래식 레스토모드
가격은 무려 약 5억 원이다

고작 수천만 원이면 구입 가능한 중고 SUV가, 누군가의 손을 거쳐 5억 원 가까운 가격표를 달고 돌아왔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신생 브랜드 비닐레(Vinile)가 재탄생시킨 ‘레인지로버 클래식’이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클래식 오프로더에, 현대적 감성과 이탈리아산 럭셔리를 더한 이 차량은 단 15대 한정 생산되며, 기본 가격만도 28만 유로(약 4억 5,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가치를 두고는 호불호가 갈린다. 슈퍼카 한두 대는 이미 차고에 있는 콜렉터에겐 ‘움직이는 아트피스’일 수 있겠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증도 받지 않은 스타트업의 튜닝카가 5억 원이라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클래식 감성 인테리어
판매 가격은 슈퍼카급
비닐레는 클래식 레인지로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되, 세부 디테일에서는 신차급 고급화를 실현했다. 외관은 불필요한 장식은 과감히 덜어내고, 전면 도어에 얇은 옐로우 라인 포인트를 더해 절제된 세련미를 연출했다. 전통적인 각진 차체는 유지하되, 측면에는 커스텀 윙미러와 16인치 휠, BF굿리치 올터레인 타이어가 조화를 이루며 강인한 SUV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는 더욱 대담하다.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 ‘Baxter’의 최고급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가 대시보드, 시트, 스티어링 휠 등 실내 전반에 아낌없이 적용됐다. 목재 장식은 영국 클래식카에서 영감을 얻은 포플러 우드를 수작업으로 마감했다. 여기에 헬리콥터 조종석에서 착안한 스위치류, 시계를 보관할 수 있는 대시보드 슬롯, 10.1인치 플로팅 디스플레이,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탑재되며, 클래식과 첨단을 모두 품는다.
오디오는 무려 10개의 포컬 스피커, 3개의 락포드 앰프, 2개의 서브우퍼가 포함된 전용 시스템이 기본이다. 마치 프라이빗 콘서트홀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200마력도 못 넘는 V8
소비자는 과연 납득할까?
엔진은 원형의 3.5L, 3.9L, 4.3L V8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든 모델은 약 200마력 전후로 출력이 소폭 향상된다. 이는 과거 레인지로버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의도지만, 슈퍼카 가격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기대한 이들에겐 실망스러운 수치일 수 있다. 게다가 해당 차량은 유럽 내 인증조차 받지 않은 스타트업 브랜드의 한정 생산차라는 점에서 신뢰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정말 멋지긴 한데, 이 가격이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사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마니아층에서는 “이 정도 정성과 희소성이라면 이해된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결국 이 차는 성능보다 감성, 스펙보다 소장가치에 무게를 둔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비닐레는 오는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이 모델을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예술과 자동차의 경계를 허물려는 이 프로젝트가 과연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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