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르신 운전중 표지
총 4,600매 제작 및 배부
실질적인 효과는 있을까?
서울시가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겠다며 ‘어르신 운전중’ 표지를 또다시 대량 배포하기로 했다. 이번에 제작되는 표지는 총 4,600매, 예산과 행정력을 동원해 5월부터 캠페인과 교육, SNS 등을 통해 배부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고령 운전자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면허 반납률은 턱없이 낮아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서울시는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표지를 부착하면 양보와 배려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설문조사에 의존한 주관적 판단일 뿐이다. 교통사고 감소 같은 객관적 수치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진짜 필요한 건 면허 반납을 의무화하는 강력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어르신 운전중 표지
4,600매 배포, 홍보만 요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5월부터 ‘어르신 운전중’ 표지 4,600매를 배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표지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운전 중임을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캠페인, 찾아가는 안전교육, SNS 홍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어르신 운전중’ 표지는 2023년에 처음 도입됐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작·배부할 수 있으며, 고령 운전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부수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이번 표지 부착을 통해 배려 문화를 확산시키고, 고령자 사고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표지의 효과를 입증할만한 실질적 데이터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고령 운전자 65%가 “운전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가보고식 설문일 뿐, 사고 감소로 이어졌다는 객관적 결과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령 운전자 사고 급증
면허 반납은 여전히 찔끔
통계는 냉정하다. 서울시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7,236건으로 전년 대비 5.6%나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건 사망자 수다. 2022년 42명이었던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3년 66명으로 무려 57.1%나 급증했다. 표지 하나 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진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운전면허 반납을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서울시는 주민등록상 70세 이상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2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 고령 운전자 가운데 면허를 반납한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은 겨우 2.7%다.
결국 고령자 스스로 운전대를 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이다. 선진국처럼 일정 연령 이상에는 면허 갱신 심사를 강화하거나, 인지능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면허를 취소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보여주기식 표지 배포에 세금을 쓰기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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