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XT4는 건재하다
프리미엄 성능 그대로
훨씬 저렴해진 가격대

캐딜락의 SUV인 XT4가 미국 시장에서는 단종됐지만 중국에서는 오히려 최신형 모델로 재등장해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GM이 북미 생산을 접고 중국 현지 생산에 집중하면서 이 모델은 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로 무장한 채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XT4를 닛산급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트리 모델의 가격은 단 15만 9,900위안으로, 한화로 따지면 약 3,100만 원 수준이다. 미국에서 XT4는 최소 4,000만 원 중반대에 시작했기 때문에 꽤나 큰 폭으로 내려간 가격이다. 놀라운 점은 가격만 낮아진 게 아니라 구성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격은 큰 폭 하락
구성은 동급 이상
중국에서 판매 중인 2025년형 XT4는 1.5리터 및 2.0리터 터보 엔진을 선택할 수 있으며 두 엔진 모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연비와 효율성을 높였다. 기본형 1.5리터 엔진은 211마력, 상위 2.0리터 엔진은 237마력을 발휘하며 두 모델 모두 9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특히 1.5리터 엔진이 포함된 엔트리 모델의 경우 가격은 약 3,100만 원대 정도이다.
편의 사양도 미국 모델 못지않다. 중국형 XT4에는 33인치 9K 곡면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고급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도 제공된다. 상위 모델에는 AKG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휠은 기본 18인치에서 최대 20인치까지 확대 가능하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닛산 가격에 캐딜락을 산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미국에서 판매된 최상위 XT4 AWD 스포츠 트림의 시작가는 약 6,200만 원에 달했지만 중국 플래그십 모델은 약 3,800만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큰 차이가 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미엄 SUV의 감성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미국에선 단종된 XT4
중국에서는 다른 행보
GM은 지난 1월 미국에서 XT4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했다. XT4를 생산하던 캔자스주 페어팩스 공장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되면서 XT4는 북미 시장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현지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여 XT4의 중국 내 생산을 유지했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캐딜락은 XT4의 중국 현지 생산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옵션 구성과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했다. 기존 미국 모델이 2.0리터 터보 엔진 단일 사양이었던 데 반해 중국 모델은 연비 효율이 뛰어난 1.5리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추가 도입해 선택지를 넓혔다. 동시에 최신 33인치 9K 곡면 디스플레이와 시트 마사지 기능, AKG 오디오 등 고급 사양도 유지해 합리적 프리미엄을 구현한 것이다.
결국 미국에서 단종된 XT4는 중국에서 재설계 수준의 상품성 개선을 거쳐 부활했다. 동일한 모델이지만 미국형은 고가격에 고사양 중심이었다면 중국형은 선택지 다양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캐딜락이 각 시장의 특성과 소비 성향에 맞춰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하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