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C, 유럽 진출 채비
아이온 전기차 시리즈
포트폴리오 선봉 선다

중국 국영 자동차 그룹 GAC가 본격 유럽 진출 채비를 마쳤다. 혼다와 토요타의 합작 파트너로도 잘 알려진 GAC는 최근 아이온 전기차 시리즈를 앞세워 영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으며, 중저가형 EV 세그먼트에서 기존 강자들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지난해 2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린 이 거대 제조사는 이번에 공개된 아이온 UT 해치백과 아이온 V SUV를 통해 폭스바겐 ID.3, 테슬라 모델 Y 등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GAC의 유럽 전략은 단순한 모델 투입에 그치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무리한 고가 진입을 피하고,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앞세운 전략으로 점유율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유럽 내 전기차 침투율이 높은 영국은 이 회사의 핵심 시장으로 지목됐으며, 향후 하이브리드, PHEV, 내연기관 모델까지 차례대로 투입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국 내수에 1,410만 원
실내 고급화 움직임 엿보여
GAC가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일 아이온 UT는 폭스바겐 ID.3보다 전장과 전폭이 큰 해치백 모델이다. 중국에서는 약 7,500파운드(한화 약 1,410만 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물류 및 세금 비용을 고려해 2만 중후반 파운드(25,000파운드 기준 한화 약 4,700만 원)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에는 134마력 전기모터와 60kWh LFP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267마일(약 430km)을 주행할 수 있다.
실내는 14.6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기능이 통합되어 있고, 8.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핵심 정보를 표시한다. 중국 EV 특유의 유연한 실내 설계를 반영해 앞좌석을 완전히 눕히면 뒷좌석과 함께 침대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플랫 구조도 눈길을 끈다.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지만, 질감을 달리한 도어 패널과 가죽 느낌의 윈도우 라인 등 디테일에서 감성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가격 경쟁력 앞세운다
브랜드 가치 먼저 높일 것으로
해치백과 함께 유럽 시장에 투입될 아이온 V는 중형 SUV 전기차로,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224마력 전기모터와 90kWh 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324마일(약 521km)을 실현했다. 테슬라 모델 Y 등과 경쟁하는 세그먼트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GAC의 유럽 총괄을 맡고 있는 토마스 셰메라 COO는 현대차 N 브랜드와 BMW 출신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전에는 고가 전략은 어렵다”라며, “제품과 함께 브랜드를 구축해 가격을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포르투갈, 폴란드, 이스라엘에서 먼저 브랜드를 알린 GAC는 영국을 2차 성장 시장으로 명명하고 집중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아이온 라인업, 어깨 무겁다
현대차그룹 경쟁 상대 될까?
GAC는 아이온 라인업을 시작으로 BYD, 니오 등 기존 중국 브랜드들과 유럽 내 주도권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동화를 필두로 한 신생 브랜드가 많이 생기는 와중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피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차 브랜드에 준중형 전기차 라인업이 공석인데, 그 자리를 먼저 선점하게 된다면 현대차 관점으로서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온 UT는 르노 5 고급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에 위치하면서도 차체 크기나 구성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진출이 시동 중인 가운데, GAC의 등장은 유럽 시장 내 가격 경쟁과 품질 경쟁 모두에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어, 현대차그룹이 저가형 전기차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엿볼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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