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보급 속도 상승세
전기차 고민하는 소비자들
업계가 보는 전기차 전망은?

올해 전 세계 내연기관 신차 출고량은 약 7천만 대로 전년 대비 1천만 대 정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 11월까지 국내에 신규 등록된 순수 전기차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15만 대를 돌파했다. 유지비 감소 및 희소성, 보조금 감소 우려 등을 이유로 전기차를 장만한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아직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xEV트렌드코리아 사무국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전기차에 관심이 있는 응답자는 95%에 달했지만, 충전 인프라안전성 등을 이유로 구매 시기를 미루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세에 따라 결단을 내린 차주들도 추워진 날씨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업계는 전기차 보급 양상을 어떻게 점치고 있을까?

김현일 기자

지난해보다 감소한 예상치
단기적 요인 배제할 수 없어

미국 CNBC가 보도한 KPMG의 ‘연례 자동차 경영진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진들은 전기차의 시장 진입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915명의 고위 경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2030년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전체 대비 10~40%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예상치인 20~70% 대비 크게 하락한 수치이며, 주요 원인으로는 리튬과 희토류 원소, 반도체 등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 꼽혔다. 그 외 IRA 등 보조금 정책과 경기 침체도 경쟁력 악화 요인으로 꼽혔으며, KPMG의 게리 실버그 글로벌 자동차 부문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낙관론을 펼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소비 더 많았다
리스크 적은 실속 이미지 형성

그렇다면 친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차량을 구매했을까?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25만 5,312대로 15만 1,322대의 순수 전기차를 크게 앞섰다. 이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차주들은 전기차로의 과감한 전환보다 과도기적 대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PHEV를 제외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차의 이점을 동시에 갖춰 고정 유지비를 아낄 수 있지만, 충전의 번거로움은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더해,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로 분류되어 구매 시 개별소비세 100만 원과 취득세 40만 원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해당 감면 제도는 지난해 말 일몰 예정이었지만 업계와 소비자의 반발로 2024년 말까지 연장되었다.

업계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
결국 판단은 소비자의 몫

내연기관차를 순수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담론은 업계에서도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자동차 산업 종사자 중 침묵하는 대다수는 전기차를 유일한 선택지로 갖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자사의 하이브리드 투자 전략을 어필했다.

이에 반해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2022년에 하이브리드 모델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폈다. GM은 2019년 쉐보레 볼트를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지 않고 있으며, 내년 출시할 C8 콜벳에는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제공되지만 한정 수량만 판매할 예정이다. 마크 로이스의 발언 역시 시장에 대한 통찰보다는 자사 전동화 전략에 치우쳐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전기차 구매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소비자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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