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확정된 디젤차
국산은 15종만 남았다
어떤 모델일까?

쌍용 렉스턴 / 사진 출처 = “Wikipedia”

한때 친환경 자동차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디젤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그룹 디젤게이트가 터지며 십수 년 동안 이어온 디젤차 친환경 마케팅은 사기극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내연기관 퇴출 흐름의 근본적인 시발점으로 디젤게이트를 꼽기도 한다.

2015년 당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은 50%에 육박했지만 올해는 20%대로 급락했다. 현재 판매 중인 디젤차는 국산, 수입차 전체를 통틀어 86종, 상용차를 제외하면 65종에 불과해 가솔린 모델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 중에서도 국산 모델을 추려보면 15종밖에 남지 않는데 어떤 차종이 있는지 제조사별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글 이정현 기자

현대 투싼 / 사진 출처 = “Wikipedia”
현대 스타리아 / 사진 출처 = “Wikipedia”

현대자동차
MPV 포함 4종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도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디젤 엔진을 삭제하는 추세다. 풀체인지는 물론이며 현행 코나와 같이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디젤을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UV는 물론이며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세단 라인업 대부분이 디젤 엔진을 갖추고 있었다는 걸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지금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일부 SUV 모델과 MPV 모델인 스타리아에만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그마저도 신차 카탈로그에서 가솔린, LPi 모델과 함께 표시되지 않고 옵션으로 제공된다는 설명 한 줄이 고작일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올해 1~11월 판매량 기준 투싼과 싼타페는 디젤차 비중이 17%에 불과했으며 팰리세이드는 54%, 스타리아는 71%를 차지했다.

기아 모하비 / 사진 출처 = “Wikipedia”
제네시스 GV80 / 사진 출처 = “Wikipedia”

제네시스와 기아
6기통 디젤 남아있다

기아는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카니발에 디젤 엔진이 남아있다. 스포티지는 2.0L, 쏘렌토와 카니발은 2.2L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되며 가솔린, 하이브리드, LPi 등 다른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있지만 모하비는 3.0L V6 디젤만 존재한다. 출시 초기에는 3.8L V6, 심지어는 4.6L V8 가솔린도 있었으나 2016년 1차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는 디젤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구형 G80에 2.2L 디젤 엔진을 탑재한 바 있으나 현재 세단 라인업은 가솔린 혹은 전동화 파워트레인만 남아있다. SUV 모델 중 GV70에 2.2L 4기통 디젤 엔진 선택지가 있으며 GV80의 경우 국산차 가운데 유일하게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고를 수 있다. 디젤 엔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회전 질감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지만 판매량은 올해 1~11월 GV80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르노코리아 QM6
쌍용 렉스턴 / 사진 출처 = “Wikipedia”

르노코리아 1종
쌍용차 4종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과거 르노삼성자동차 시절 SM3, SM6 등 세단 모델은 물론이며 소형 SUV QM3에도 디젤 엔진을 탑재했었다. 현재 디젤 엔진을 고를 수 있는 모델은 QM6로 2.0L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사륜구동 조합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올해 1~11월 판매된 26,193대 중 디젤 모델은 55대에 불과했으며 LPG 모델이 15,838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SUV 명가인 쌍용차는 체어맨을 제외한 모든 모델에 디젤 엔진을 탑재해 가솔린보다 디젤의 비중이 더 높았다. 현재는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및 렉스턴 스포츠 칸까지 4종에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코란도는 국산차 가운데 배기량이 가장 낮은 1.6L 디젤을 고를 수 있다. 렉스턴은 SUV와 픽업트럭 모두 2.2L 4기통 디젤 엔진 단일 구성으로 판매된다.

폭스바겐 골프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순천ll김치가리비”님
2022년 12월 22일 전국 평균 휘발유 및 경유 가격

수입차 업계도 마찬가지
비싸지는 경유값도 한몫

그 누구보다 디젤 모델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완성차 제조사이자 디젤게이트의 원흉인 폭스바겐은 대부분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제외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7개 모델 가운데 골프와 티구안을 제외한 모든 모델이 가솔린 및 전기차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로 대표되는 독일 3사 역시 인기 모델에서 디젤 엔진을 일부 남겨뒀지만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주력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디젤 모델을 기피하는 데에는 디젤게이트를 포함한 환경 문제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다. 고유가 시대에 경유값의 상승 폭이 심각한 수준이며 작년에 터졌던 요소수 대란, 2025년부터 시행될 서울 사대문 내 4등급 디젤차 통행 제한 등 관리의 까다로움과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기아 봉고 EV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부천 ll 프로댓글러”님

포터, 봉고도 디젤 사라진다
5~10년 내로 퇴출당할 듯

소형 상용차 시장에서도 디젤 엔진이 퇴출당할 전망이다. 매월 단일 차종 판매량 최상위를 찍는 현대 포터 2와 기아 봉고 3 등 1톤 화물차의 주력 파워트레인은 디젤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이를 삭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2024년 출시할 차세대 포터 및 봉고에서 디젤 엔진을 제외하고 LPG와 전기차 사양만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동화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트렌드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인 만큼 디젤차의 퇴출에 점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승용차와 상용차를 불문하고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로 디젤 신차를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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