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현대차그룹
러시아 철수설 재점화
생산 시설 매각하나

러시아

올해 1분기 6조 4,6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선두권 경쟁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발표한 ‘2026년, 글로벌 1위 업체가 바뀐다’ 보고서에서는 현대차가 오는 2026년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들은 미국·인도 등 주요 거점 시장 공략을 위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약점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판매 증대를 위해 2023 상하이 오토쇼에서 현지 전략 포트폴리오를 발표했다. 그러나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던 러시아 시장에서의 철수 여부가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발목을 잡았는데, 결국 전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일 기자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
원하는 시기에 재매입 조건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현지 공장 2곳을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3년 전 인수한 옛 GM 공장 등 연간 33만 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고 있지만, 최근 매각을 결정하고 러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확한 매각 대금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대차는 원하는 시기에 공장을 다시 매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아 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러 정부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제3국에 매각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하에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도 전한 매각설
현대차, “결정된 바 없어”

현대차가 카자흐스탄 기업에 생산 시설을 매각하려 한다는 보도는 앞서 지난달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을 통해서도 나왔다. 타스 통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정책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시 정부가 카자흐스탄과 현대차 공장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기업은 현지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합의했고, 파견된 한국 직원들은 이미 국내에 들어왔거나 5월까지 귀국하라는 지시가 내려질 예정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매각 논의가 진행 중인 건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상승세 뚜렷했던 러시아 시장
전쟁 이후 중국에 자리 뺏겨

르노와 닛산,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러시아를 떠난 가운데, 현대차가 쉽사리 철수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점유율 때문이다. 2021년 현대차그룹은 해당 시장에서 총 37만 8천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여 현지 점유율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전체 판매량 중에서도 약 6%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오름세가 뚜렷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대차의 2022년 러시아 신차 판매량은 9만 7천여 대로 크게 줄었고, 빈자리는 러시아와 중국 기업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 물량은 2018년 1만 8,869대에서 올해 4~50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전면 철수 시 매몰 비용은 수천억 원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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