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도 교체 대상?
노후 농기계 폐차에
정부, 최대 1,773만 원 쓴다
이천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도시 중심의 대기질 개선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한 노후 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사업이 본격 시행된다. 2012년 이전 생산된 경유 트랙터 및 콤바인 총 85대를 대상으로, 조기폐차 시 기계 한 대당 최대 1,773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이 사업은 농촌 현장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노후 농업기계들이 배출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와 유해가스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총 6,805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국비 50%, 도비 15%, 시비 35%로 구성된 정부와 지자체 협력 사업이다. 농촌 미세먼지 문제를 현장 중심에서 해결하겠다는 이천시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녹색농업 위해
엔진부터 바꿔야
이번 조기폐차 지원은 오래된 기계를 없애는 차원이 아니다. 실제로 경유 기반 농업기계는 시동 순간 대기 중에 다량의 매연을 방출하고, 오래될수록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미비해 미세먼지 발생량이 상당하다. 특히 농업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는 그간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원금은 기계의 연식과 규격에 따라 100만 원에서 최대 1,773만 원까지 차등 지급되며, 연식이 오래된 장비가 우선순위로 선정된다. 중고 농기계 판매장에서 보유 중인 기계도 지원 가능해 사실상 폐기 직전 장비까지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천시는 이를 통해 농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친환경 농업 환경 조성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허수행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사업은 농민에게 실질적인 지원이자, 이천시 전체의 대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업이 보다 친환경적인 농업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원책에 대한
네티즌반응 엇갈려
이번 지원책에 대해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매연 나와도 버티던 트랙터, 이참에 바꾼다”, “생산 연도 보고 순번 정한다니 공정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기계 폐차는 좋은데 새 기계 살 돈은 어디서 나느냐”, “지원금 받아도 새 트랙터 값엔 턱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부 농민들은 “노후 농기계를 폐차하라고 하면 대체 기계 구매까지도 함께 지원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트랙터는 기본 사양도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만큼, 폐차 보조금만으로는 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기회를 활용해 보유 장비를 정리하고 중고 시장에서 친환경 기계로 전환하겠다는 실리적인 판단도 나온다.
이천시의 이번 시도는 분명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농촌 기반의 환경 정책이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교체·전환까지 연결되는 연속적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도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업기계도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만든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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