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A90 수프라 컨버터블
전설적 존재의 JDM 스포츠카
스포츠카 Z4에 수프라 전면부

JDM 스포츠카 의 전설 중 한 대였던 토요타 수프라. 최근 BMW의 손길을 통해 부활한 수프라의 컨버터블이 출시됐다면 어땠을까? 수년간 자동차 팬들 사이에서 오갔던 질문에, 한 일본 튜너가 현실적인 해답을 내놨다. BMW Z4의 차체에 수프라의 전면 디자인을 이식한 이 독특한 튜닝은 순정 뺨치게 정교한 조형미를 자랑하며, 양산이 아쉬운 컨버터블 수프라의 대안으로 관심이 모였다.
토요타와 BMW의 공동 개발로 탄생한 A90 수프라와 Z4는 뿌리는 같지만, 외형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동일한 플랫폼이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 융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수프라의 프론트가 Z4의 오픈 톱 바디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는 사실이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런 마개조를 단행하는 차주가 또 나올지도 모르겠다.


구조 호환성까지 챙긴 튜닝카
꿈을 현실에서 만들어냈다
Z4의 보닛, 전면 범퍼, 펜더, 헤드램프를 제거하고, 수프라의 모든 전면 구성 요소를 이식한 이 차량은 어설프게 외관만 개조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 호환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A90 수프라가 BMW Z4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패널의 곡률과 접합선은 꽤 달라 맞교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수프라 특유의 클램셸 타입 보닛을 Z4 도어 라인과 정확히 일치시킨 디테일은 감탄을 자아낸다.
시각적으로도 조화롭다. Z4의 부드러운 측면 라인에 수프라의 입체적인 전면 디자인이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오히려 수프라 순정보다 멋지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일부 팬들은 “이런 모습이었다면 토요타가 진작 컨버터블 수프라를 출시했을지도 모른다”라며 아쉬움을 표한다고 전해진다. 모두가 꿈꿀 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이 차의 튜너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프라
현실로 나타나버린 베이퍼웨어
아쉽게도 수프라는 이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과 유럽, 북미 시장에는 각각 별도의 파이널 에디션이 공개됐으며, 이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BMW Z4 역시 매한가지다. 수프라 이름이 가진 무게를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A90 수프라는 처음 BMW의 플랫폼을 차용해 등장했을 때 그 정통성에 고개를 젓던 이들까지 있었으니, 마니아들이 수프라를 얼마나 열광적으로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모두가 알겠지만, BMW는 세계적으로 주행감이 좋은 브랜드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Z4 기반의 수프라 컨버터블은 있을 법했지만 결국 없었던 차에 대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물론 이 프로젝트가 양산이나 정식 인증과는 무관한 개인 튜닝 사례라는 한계는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토요타 기획실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수프라 컨버터블의 설계도가 떠오른 연구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통상 베이퍼웨어가 빛을 못 본채 먼지를 뒤집어쓰는 것과는 다르다.


원판과 다른 전략, 아쉬웠다
마니아 위한 자동차 꿈꾼다
수프라는 분명 강력한 직렬 6기통과 탄탄한 섀시, FR 레이아웃으로 스포츠카 본연의 매력을 지닌 모델이다. 그러나 어떤 영문인지 몰라도, 원형 Z4는 컨버터블이지만 수프라는 쿠페형 모델만 존재했던 현실이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수작업 컨버터블은 그런 갈증을 해소해 주는 상상력의 결과물로, 수프라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BMW Z4의 자유로움과 토요타 수프라의 정체성이 절묘하게 교차한 이 차량은 튜닝을 넘어 두 브랜드가 남긴 공동 유산의 의미까지 새롭게 조명한다. 이처럼 기발한 창작이 언제 또 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엔 왜 이런 모델이 없었을까? 라는 질문에 한 명의 열정적인 팬이 제대로 답해줬다. 물론 제조사로선 양산차의 시장성과 생산 단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진정 마니아를 위한 차종은 시장성을 포기하고 소수 발매했으면 하는 시선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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