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 아닌데” 테슬라, 자동 트렁크 결함에 ‘보증 만료 ‘책임 회피 논란

자동으로 열린 트렁크에
테슬라의 무책임한 외면
소비자 신뢰 무너져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클리앙’

서울에 거주하는 김 씨는 최근 테슬라 차량을 기계식 주차장에 주차하던 중 황당한 사고를 겪었다. 스마트폰 앱을 작동하지 않았는데 트렁크가 스스로 열리며 상부 구조물에 부딪혀 차량이 파손된 것이다. 문제는 이후 대응이다. 테슬라코리아는 보증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수리비 책임을 회피했다.

김 씨는 시스템 고장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하며, 명백한 제조사 책임임에도 이를 외면하는 대응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첨단 전자제어 기능이 탑재된 차량에서 발생한 고장임에도 소프트웨어 진단조차 없이 소비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태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클리앙’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클리앙’

핸즈프리 트렁크
자동으로 작동해

김 씨가 주장하는 사고 당시 정황은 분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지 않았고, 차량 외부에서도 트렁크를 조작한 흔적이 없었다. CCTV 영상과 앱 접속 기록 모두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트렁크는 스스로 열렸고, 주차타워 상단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차량은 파손됐다. 문제의 차량에는 사용자의 손짓이나 스마트키 감지로 자동 개방되는 시스템 ‘핸즈프리 트렁크’ 기능이 적용돼 있었다. 해당 기능은 원칙적으로 외부 입력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테슬라코리아는 이 사고에 대해 “보증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수리비는 소비자 부담”이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트렁크가 왜 열렸는지, 소프트웨어 결함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진단은 전혀 없었다. 과거 리콜 전력이 있는 트렁크 시스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무책임한 대응이다. 해당 차주는 기계 고장이 아닌, 명백한 전자 시스템 오류라고 보고 있다. 기계적 요소보다 전자제어 비중이 훨씬 큰 구조의 전기차는 결함 발생 시 소프트웨어 분석과 제조사 책임 범위를 보다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 씨는 현재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제조사로부터 해명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직접 언론에 사고를 제보하며 “나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씨가 공개한 사진과 기록은 사고의 비정상성을 분명히 입증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반복되는 트렁크 결함
테슬라는 여전히 침묵

테슬라 트렁크 오작동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미국에서는 모델 3와 모델 S 차량 약 47만 5천 대를 대상으로 전면 트렁크 오작동 리콜이 진행됐다. 당시에는 주행 중 프렁크가 예기치 않게 열려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번 사고 역시 동일한 위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자동 트렁크가 불시에 열릴 경우 주행 중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테슬라는 여전히 동일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리콜 경험이 있는 시스템에서 결함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소프트웨어 진단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보증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는 전자제어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순한 부품 고장으로 보기 어렵고, 시스템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증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만으로 명백한 기능 이상조차 책임지지 않는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 개폐 기능 같은 첨단장비는 잘못 작동할 경우 인명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의 책임 기준을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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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어진 기자 Parkej@auto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