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SUV 카이엔
수리비도 럭셔리?
5년 유지에 1천만 원 소요

포르쉐가 SUV 시장에 투입한 ‘카이엔’은 브랜드 라인업 확장의 의미를 넘어, 고급 SUV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 모델이다.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SUV라는 점만으로도 주목받았던 이 차량은 고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유지비 부담과 반복되는 고질적 결함은 카이엔의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
외관만 보면 럭셔리 SUV의 완성이지만, 실제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유지관리 비용과 수리 리스크를 무시하기 어렵다. 고급 차인 만큼 들어가는 비용도 프리미엄 가격에 준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연료펌프, 타이어
곳곳의 유지비용
카이엔은 세대를 거치며 안정성이 개선됐지만, 특정 연식 모델에서 반복된 결함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일부 모델에서 발생한 연료펌프 고장이다. 해당 문제는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 중 꺼지는 현상으로 이어지며, 수리비는 1,700달러(약 236만 원)에 육박한다. 또 다른 대표적 결함은 써모스탯 하우징 누수다. 2004~2008년형 일부 모델에서는 냉각수가 누출되면서 엔진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됐고, 이 역시 1,200달러(약 167만 원) 내외의 수리비가 발생한다.
이 외에도 일부 초기 모델에서는 9,000마일도 안 돼 타이어가 편마모 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휠 불량이나 타이어 품질, 운전 습관과 연관이 있다. 타이어 한 세트 교체 비용은 브랜드에 따라 수백만 원을 넘기며, 휠 얼라인먼트도 20만 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브레이크 관련 문제도 지적됐다. 일부 오너들은 2만 5천 마일도 되지 않아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를 교체해야 했다고 증언했으며, 운전 습관에 따라 마모 속도가 가속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소모품 교체 수준을 넘어, 정기 유지비를 크게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고급 SUV라는 이름이 어울릴 만큼의 성능과 품질을 갖췄지만, 수리 비용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구매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5년만 보유해도
1,200만 원소요
정기 정비를 포함한 카이엔의 연간 평균 유지비는 약 1,231달러, 한화로 약 165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수리비가 추가되면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5년간 누적 비용은 평균 8,760달러(약 1,219만 원)에 달하며, 총 소유 비용은 11,826달러(약 1,646만 원)로 집계됐다. 결국 5년만 보유해도 한화 기준 1,200만 원 이상이 드는 셈이다.
문제는 유지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결함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세대 카이엔(2011~2018)은 캠샤프트 조절기 볼트 파손, 트랜스퍼 케이스 고장 등 주요 부품 문제로 가장 많은 불만이 접수된 시기였다. 특히 2011년형 모델은 NHTSA에 62건, 2004년형은 101건의 결함 신고가 접수돼 가장 주의할 연식으로 꼽힌다.
결국 포르쉐 카이엔은 그 이름만큼의 대가를 요구하는 차량이다. 스포츠카의 감성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품고 있지만, 이 두 세계의 경계를 넘기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고성능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구매 가격이 아닌, 장기 보유 시 발생하는 유지비 구조까지 충분히 검토한 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