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폭풍의 전학생
중국 전기차 판매 폭증 추세
벽 쌓은 미국에 침 뱉기?

전기차 굴기로 글로벌 시장 장악에 나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의 자료를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중국 업체의 비율은 42.6%에 달했다. 물론 거대한 내수 시장의 덕을 톡톡히 봤지만, 중국 정부의 구매 보조금 정책 중단과 동시에 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은 염가 마케팅을 통해 동남아 시장에 입성했다. 태국 카시콘리서치센터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현지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중국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증가하여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유럽에서도 관측될 것으로 예상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비슷한 결로 미국은 일찌감치 IRA를 비롯한 탈중국 행보를 쌓아왔는데, 최근 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미국 시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김현일 기자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지커
유럽시장 품고 실적 2배 목표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을 통해 올해 글로벌 판매량을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4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던 CES 2023 행사장에서 안충후이 지커 CEO는 “지커는 유럽에서의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리자동차는 처음부터 유럽 시장을 겨냥해 지커를 만들었다”라고 밝혔는데, 지리그룹은 볼보라는 든든한 자회사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시장 침투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안충후이 CEO는 “중국에서 웨이모 자율주행차량을 제작할 예정이며, 미국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히며 “미국 소비자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 증시 상장 신청한 지커
주행거리 1,000km SUV 출시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을 여지없이 패싱하겠다는 결정은 꽤 흥미롭다. 이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오로지 유럽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커는 올해 단일 모델인 SUV ‘지커 001’로 목표치였던 7만 대 돌파를 이뤄냈고 뉴욕 시장에 IPO를 실시해 내년 2분기까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460억 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내 유럽 출시를 앞둔 지커 001은 최근 주행가능거리 1,000km 모델이 중국에서 출시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커가 지난 3일 출시한 001 성능 개량 모델은, CATL의 140kWh 배터리 팩을 탑재하여 CLTC 기준 1,032km의 주행거리를 지녔다. 물론 해당 수치는 국내 환경부 인증과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 해당 옵션은 후륜 단일 모터 트림으로만 1천 대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403,000위안(한화 약 7,385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달 중으로 라인업 확장
럭셔리 MPV 009 양산 돌입

2025년까지 최소 6개의 모델을 확보하여 연 6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지커는, 이달 중으로 두 번째 모델인 지커 009 양산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전기 미니밴 지커 009는 전장 5,209mm, 전폭 2,024mm, 전고 1,848mm, 휠베이스 3,205mm의 크기 제원을 보이며, 전면부를 가득 채운 메탈 그릴과 ‘n’자 모양의 특이한 DRL이 특징이다.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지커 009는 마사지, 전동, 통풍, 열선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나파 가죽 시트와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등 각종 편의 사양을 갖췄고 6인승 모델로 제작되어 넓은 탑승자 공간을 보장한다. 지커 009는 001 개량 버전과 같은 140kWh 치린 배터리 팩 선택지가 추가되어 1회 충전 시 최대 822km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장착된 듀얼 모터는 최대 536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롱 레인지 트림 기준 가격은 588,000위안(한화 약 1억 779만 원)부터 시작한다.

업계 1위 BYD의 포부
400만 대 생산 예고

유럽-중국의 자동차 무역 구조 변화 여부에 따라 중국의 전기차 굴기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위 토종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는 거대한 목표를 세웠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최근 투자자 회의에서, 순수 전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등 친환경차 생산 목표를 올해 400만 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비야디 총생산량인 186만 8천여 대의 2배 이상 실적 성장을 거두겠다는 의도를 천명한 것이다. 2022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약 700만 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비야디 역시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으며, 일본을 거쳐 연내 한국 시장 출시가 유력하다.

BYD 산하 럭셔리 브랜드 론칭
양왕이 공개한 고가 전기차는

저가형 이미지가 강한 비야디는, 지난달 ‘양왕’이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론칭하여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암시했다. 아직 중국 시장 외에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비야디가 안정된 생산 공급망을 확보한다면 특정 수요를 위해 양왕을 기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달 초, 양왕은 브랜드 론칭 행사를 통해 자사 초기 라인업을 책임질 신형 전기차 2종을 공개했다. 사다리꼴 형태의 플래그십 전기 오프로더 U8의 예상 가격은 100만 위안(한화 약 1억 8,320만 원)이며, 2초의 제로백 성능을 가진 전기 하이퍼카 U9 역시 비슷한 가격대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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