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일본 시장 겨냥한
맞춤형 전기차 개발 돌입
일본 경차 시장 공략한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 최근 해당 브랜드가 일본 경차 시장을 정조준한 전용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다. 일본의 까다로운 규격과 소비자 특성에 맞춘 이 차량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흔치 않은 현지 맞춤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미 판매량 면에서 닛산과 혼다를 넘어선 BYD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철저히 고전했다. 이에 따라 BYD는 전략을 수정해 일본 내수 시장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경차 세그먼트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번 진출은 일본의 비관세 장벽을 BYD의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 책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경차 규격 정조준
BYD, 이번엔 제대로 만든다
BYD는 일본 현지 보도를 통해, 경차 규격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 2026년부터 본격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일본 정부가 규정한 경차 기준인 전장 3.4m, 전폭 1.48m, 전고 2m 이하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고속 전기 충전 규격인 차데모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크기나 충전 방식만 맞춘 것이 아니라, 가격대와 실내 공간 효율, 경차 혜택 적용 조건까지 철저히 분석해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경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40%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이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비관세 장벽으로 통한다. 일본 경차 규격은 자국 도로 사정에 맞게 정교하게 설정돼 있고, 이 규격을 벗어나면 차량은 고세율과 높은 보험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도 경차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 틈새를 BYD가 파고드는 것이다.
BYD는 일본 특유의 내연기관 기준 가격대인 약 150만 엔(한화 약 1,500만 원) 전후를 의식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여기에 일본의 소비자가 중시하는 정숙성, 소형화된 주차 공간 대응, 고연비 기반 효율성까지 전기차로 구현해야 하는 난제를 풀고 있다. 무엇보다 닛산 ‘사쿠라’가 독점하다시피 한 일본 경형 EV 시장에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

BYD의 승부수는
현지화 전략으로
BYD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427만 대를 판매하며, 닛산과 혼다를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강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했다. 2023년 일본 승용차 시장 진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4,530대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에서의 성과와는 달리, 일본 내수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 앞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BYD는 판매 전략 자체를 수출 중심에서 철저한 현지화 맞춤 설계로 전환했다.
일본은 1949년부터 자국 경차 분류 기준을 고수해 왔다. 좁은 도로 폭과 인프라에 맞춘 이 시스템은 내국 브랜드 중심의 시장 구조를 사실상 고착화시켰다. 현대차도 2001년 일본 시장에 도전했지만 2009년 철수했고, 이후 재진출에도 여전히 성과는 미미하다. 이는 일본 내 자동차 수요 자체보다, 규격·인증·소비자 인식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BYD는 이러한 장벽을 넘어 아예 내부 규칙에 맞춘 내부 경쟁자로 진입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YD가 일본 경차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모델을 투입하면서, 기존의 독점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외국 완성차 업체들이 경차 규격을 외면하거나 기술적 대응이 부족했던 반면, BYD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과 자본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일본 경차 시장은 자국 산업 보호 장치에 가까웠던 영역이다. 이 벽을 BYD가 허물 수 있을지, 향후 일본 자동차 산업 판도 변화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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